하늘에서 맺은 약속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내 손에 들려 있다.
사진 속에는 앳된 얼굴의 내 남동생 금채와 한 번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한 영등포의 모 새마을금고 여직원으로
앞창구 가장 왼쪽에 앉아 업무를 보며 친절하고 상냥했던 윤숙 씨,
신랑과 신부의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다.
남들은 기이한 인연이라 말할지 모르나, 나에게 이 사진은 남동생을 가슴에 묻은 한 형이 해 줄 수 있었던 마지막 사랑이자, 하늘이 허락한 기적 같은 만남의 기록이다.
내 밑으로 여덟 살 터울이 졌던 남동생. 금채는 내게 동생 이상의 존재였다. 1997년, 교정직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일하던 동생은 손재주도 좋아 고장 난 것이라면 무엇이든 뚝딱 고쳐내곤 했다.
성격은 또 어찌나 곰살맞고 착한지, 형제들 사이에서도 가장 우애 깊고 부모님께는 더할 나위 없는 효자였다. 녀석이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내가 근무하던 서울 강남의 한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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