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현직을 떠나 은퇴라는 이름의 쉼표를 찍고 나니, 북적였던 주변의 소음들이 하나둘 잦아들기 시작했다.
흔히들 은퇴를 하면 가까웠던 사람들도 멀어지고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적막함에 순응하기보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세상과의 끈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13년 전 함께 근무했던 옛 동료의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어엿한 중견 간부가 되어 직장 협의회 노조 지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는 소식이었다. 40대의 젊고 활기찬 나이, 훤칠한 키에 호탕한 성격을 가진 그였기에 잘 해내리라는 믿음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치열한 자리에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할까 하는 선배로서의 애틋함이 앞섰다.
격려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저 앉아서 술잔이나 기울이는 흔한 만남은 싫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자네, 골프 좀 치나?"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 좋은 체격에 골프채 한 번 잡아본 적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그를 스크린 골프장으로 불러냈다.
초록색 화면 앞에 선 후배의 모습은 마치 갓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긴장되어 보였다. 나는 그에게 골프채를 쥐여주며 드라이버 그립 잡는 법부터 차근차근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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