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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Jul 05. 2024

남동생과 할아버지


기분이 좋을 땐 훨씬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세상을 맑고 고운 눈으로 바라보면 아름답게 비치는 것이기에 사물을 욕심 없이 바라본다면 세상은 아름다운 빛깔로 젖어든다.


 맑고 푸른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맑을 때 계절이 바뀌고, 새롭게 다가올 때나 나뭇잎이 예쁘게 물들 때 그리움은 안식에서 깨어나고 우리들은 곧잘 지난날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젖어들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딘가 그리운 대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침은 밝아오고 세상은 한결 삶의 의미가 있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채우지 못한 감정과 공허감이 있고, 또 채우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그리움도 있게 마련일 게다.

  때로는 맑은 마음 한끝을 끌어내어 세상을 바라본다면 누군가가 찾아온 듯 때 묻지 않은 대상을 만나게 될 것이며, 그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그것이 곧 그리움이다.


  유유히 떠도는 파아란 하늘,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그곳에 마음을 살며시 실어 보내고, 풀 내음을 맡으며 행복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도 있을 게다. 그래서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그리움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리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대상을 향해 혼자만이 생각하며 은밀하게 걸어가는 길은 아닐까. 아니면 바닥까지 투명하게 비춰주는 강물일지도 모른다. 그 강물 속으로 하나의 색깔이 침투되어 간다면 은은하고 아련한 빛깔이 되어 흐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지난 일들을 생각하고 정들었던 사람들, 잊지 못할 장소, 멀어져만 가는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들을 꺼내 보며 깊은 감회에 젖어드는 것일 게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리움이 있어 삶의 의미가 커져간다면 얼마나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사는 것일까.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운 기억들은 마음 안에 쌓여만 가고 가다가 꺼내 볼 땐 눈시울도 적시리라.


그래서 그런지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움은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들은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그리워해 본다. 그 그리움의 대상이 무엇이든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자. 삶의 아픔을 풀어낼 수 있는 하늘 아래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있음을 행복으로 느끼면서 말이다.


나에게도 돌아가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머니,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어릴 적 친구들, 고향 산천, 아름다웠던 추억, 지난날의 추억 등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형제들과 우애를 나누고 가난 속에서도 마음만은 포근하고, 행복했던, 아니 다시 올 수 없는 그날들이 그리움으로 사무치게 다가온다.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남동생 마저 추억만 남겨놓고 떠나버린 추억 속의 사진.

                   오른쪽 사진은 내가 즐겨입던 잠바를 입고 있는 남동생의 모습)


 이제는 한 많은 세월이 흘러 70여 평생이 지나니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리고 남동생들과 누나가 팍팍 찌는 무더운 여름날이면 보고 싶고 그리울 때가 많지만 이제는 멀리 떠나 버려 영영 볼 수가 없으니 지난 세월이 

무상하다.


 60년 70년 전 그 어린 소년이었던 내가 이렇게 세월이 흘러 인생 내리막길에서 방황과 고독을 되뇌이는

 세월에 살고 있다니 시간도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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