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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May 07. 2024

피아노  소리

클래식이나 트로트 등 모든 음악과 노래 듣는것을 좋아하지만 가족 대대로 음치이어서 그런지 노래를

부르지 못해 곤혹을 치를 때가 많았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1978년 남광주 역 근처 학동에 살 때였다.

그때 석간신문인 전남일보를 배달하면서 힘들고 어렵게 공부를 했다.

어스므름한 저녁 해 질 녘에 도청 근처 조선대학교  인근 단독주택에  석간신문을  배달하느라 보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부유한 가정에서 피아노 치는 소리가 밖으로 울린다


피아노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 집에 어여쁜 공주나 학생이 피아노를 치는지는 모르나 신문배달을 하면서

 손가락 놀림으로 들리는 음악소리가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청순한 10대의 내 마음을 사로잡고,

편안하게 했다.


배달할 때마다 가끔씩 듣는 피아노 소리에 간접적인 대리 행복을 느낀다고나 할까,

 나에게는 너무 편안하고 감정에 빠지게 하고 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힘들게 배달과 공부를 하면서 그 음정 좋은 피아노 소리를 가끔씩 듣다 보면 저 단독주택에는 얼마나 예쁜

공주나 여학생이 살고 을까?   피아노를 치는 저 소녀는 얼마나 예쁠까?  등 별별 망상을 하면서 청순한

10대의 학교생활을 보냈다.


10대 후반인 19세나 되었을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나도 어른이 되어 결혼하면 공주같이

 예쁜 아내를 만나

토끼 같은 딸들을 낳으면  꼭 피아노 공부를 시켜 "음악이 울리는 행복한 가정을 꾸며 보리라"는

 꿈과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고향에서 결혼 중매를 하시는 아저씨를 만나 그분의 소개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아내를 만나 유치원 교사로 근무했던 대전으로 내려가 서서히

결혼 약속을 했다.

아내는 유아교육을 전공하다 보니 당연히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피아노를 의무적으로 배워 피아노도

잘 치고, 자취를 하면서 월급을 모아 피아노를 구입 소지하고 있었다.

아내가 소지한  대형 피아노는 결혼을 하면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부천 중동의 전셋집으로 가져와

심심하면 나에게 피아노도 쳐주었지만.....


또한, 토끼 같은 두 딸들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랫슨을 받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아내의 유전을 받았는지

두 딸들이 제법 피아노를 잘 쳤다


청순했던 10대 고등학교 시절 때의 꿈이었던  피아노가 아내를 만나 두 공주를 낳고 피아노를 치고 아직

까지도 36년 전 결혼할 당시 아내가 사용했던 피아노를 작은딸이 사용하고 있으니 검정교복과 모자를 쓰고

고등학교 학창 시절 신문배달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은은하게 들려오던 피아노 소리,

그 피아노에 대한 추억과 꿈은 아내와 결혼을 하면서 아내와 딸로부터 꿈과 소망이 이루어졌다.


고사리 같은 예쁜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던 두 딸들이 공주는 아니어도 벌써 30대가 되었다니

감개무량하고 세월은 참 빨리 지나간다

지금도 가끔씩 오케스트라와 관현악 연주회에도

딸들과 함께 가지만

음악에 소질 없는 음치이어도

음악은 좋아하고, 10대 학창 시절에 들었던

그 피아노  소리만큼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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