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방법이 없을까?
바로 동남아 국가들과 뉴질랜드를 포섭해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시키고, 유럽과의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유지해 어느 정도 승기를 잡은 후 협상에 돌입해 전쟁을 마무리 짓고, 우크라이나를 서방 블록에 편입시켜 전방 기지로써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친미 국가들을 하나로 묶어 자원•기술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네덜란드, 한국을 한데 묶어 반도체와 AI 기술 동맹을 구상하고 거기에 대만을 협력국으로 지정해 중국 반발을 견제하면서도 대만 참여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바이든 때 구상한 칩4 동맹 개념과 유사하다.) 또한 미국의 동맹국들 중 벨기에, 독일, 프랑스, 스웨덴, 우크라이나, 호주, 캐나다,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덴마크, 노르웨이, 영국 등을 미국을 중심으로 한데 묶어서 철, 석탄, 희토류, 석유 등의 전략 자원을 비축할 수 있는 동맹을 구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UAE 등 친미 성향의 국가들을 미국 중심으로 하나로 묶어 오일 동맹을 결성해 석유 공급망을 구축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해 이스라엘과 이들을 관계 복원시켜 이란과 프록시 세력(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 지구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을 외교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저 연합체가 언제든지 확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즉 제3세계 국가에게도 강요가 아닌 권유로 무상이 아닌 보상으로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당장의 회원국 지위보다는 점진적으로 참관 국가에서 회원국 지위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EU나 NATO처럼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면 지위를 부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아님 기술 협력이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제3세계 국가들이 자연스레 참관 국가에서 회원국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위에서 언급한 자원 동맹이나 석유 연합체의 회원국의 경우 4차 산업이 도래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발달하면 전통적인 에너지를 수출해 자원 외교를 하는 회원국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이런 유불리를 해소하기 위해 4차 산업 혁명으로의 성공적 전환 시 전통적인 자원 외교를 펴는 회원국들에게 다양한 경제적 인센티브, 기술 협력 등을 제공해 주고 그 회원국들이 4차 산업 혁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마련해 기술 공유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현재 기존 산업 체질(석유 중심)을 개선하려는 중동 국가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특히 이 방식은 SCO나 BRICS에 이미 가입해 미•중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를 미국 쪽으로 끌어당기는데 유리하다. 이를 통해 중동 내에서 미국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까지 복원시켜 이란을 고립시키고 중•러의 중동을 향한 외교적 접근 역시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셋째, 결과적으로 기술 동맹을 통해 미국이 친환경 에너지를 상용화시키는 데 성공하면 전통적인 에너지 외교나 자원 외교는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그러면 오일 동맹, 전략 자원 네트워크의 회원국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렇기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회원국들이 기술 동맹에 가담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공과 기술 공유•협력 등을 시도해서 기술 동맹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정리•재편해야 한다. 즉 어디까지나 단기적으로 중•러•이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당장의 급한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오일 동맹과 자원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동맹의 회원국들을 기술 동맹으로 편입시켜 4차 산업•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 질서를 짜는 것이 이 계획의 핵심이다. 이러면 중•러의 자원 외교를 통한 입지도 줄어들고 그들의 대안적 담론 역시 견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트럼프 행정부처럼 우크라이나에 광물 협정 서명을 압박하거나 굳이 그린란드에 가서 독립 운운하며 덴마크와의 관계에 균열을 내 안 그래도 친러 세력(헝가리, 슬로바키아, 튀르키예)때문에 단합이 안 되는 EU를 더 분열시키는 리스크가 큰 전략을 강행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