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화신

화포의 진화

by 성주영


최초의 대포로는 14세기 백년전쟁 때 쓰인 프랑스군의대포가 유명하지만 위력이 많이 약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포의 등장은 유럽의 중세 봉건 기사들을 몰락시키기에 충분했다.(실제로 서유럽에서는 대포의 등장으로 중세 기사의 지위가 위태로워졌다. 기존에는 기사의 두꺼운 갑옷 격파를 위해 장궁이나 석궁 등이 있어야 했지만 이젠 그것 없이도 격파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청각에 예민한 말이 대포 소리에 놀라기에 중세 기사들의 전열을 무너뜨리는데도 충분히 유용했다.) 이후에는 청동 대포가 탄생 대표적인 걸로는 오스만 제국의 메흐메트 2세가 비잔티움 제국의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공격할 때 사용한 우르반 청동 대포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포탄에 화약을 직접 넣고 폭발시키는 게 아닌 쇠로 만든 커다란 공 모양의 포탄을 화약이 폭발할 때 나오는 힘으로 발사하여 물리적인 충격으로 목표물을 부수는 방식이었다. 크기도 엄청 커서 운반하기도 힘들었다.


17세기 30년 전쟁(1618-1648) 때부터 대포와 머스킷이 경량화를 거치기 시작한다.(스웨덴 제국의 왕 구스타브 2세 아돌프가 주도) 그러면서 나온 것이 휠락 머스킷이다. 주로 기병들이 많이 들고 다녔던 총으로 빠르게 쏘고 빠질 수 있는 총이었다. 또한 대포의 기동성과 경량화를 위해 연대포를 도입하고, 대포의 포신을 늘리고 포격 훈련을 강화시키며, 대포의 위치를 유동적으로 조정, 대포를 전열에 배치해 화력 집중을 시도하여 대포의 정확도 또한 높였다. 뿐만 아니라 최초의 군산복합체라는 개념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를 이끈 인물은 발렌슈타인으로 그는 보헤미아를 사들여 거기에 군수공장을 짓고 그 공장에서 나온 무기를 병사들이 이동하는 주요 경로에서 보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18세기 7년 전쟁 때는 경량화로 인해 기동성이 향상된 대포가 주로 사용된다. 또한 나폴레옹 전쟁기 때(18세기말-19세기 초)는 포마다 구경, 탄약, 부품을 표준화함으로써 포의 효율성을 높임. 이러한 대포의 개량에도 불구하고 단점은 여전히 존재했다. 각도기의 활용으로 명중률이 오르기는 했지만 현대의 포만큼은 아니었고, 사정거리도 짧았으며 전장식이라 장전 속도도 느렸다.


19세기가 되어 후장식 기술이 발전하고 강선 기술이 발전해 강선형 포신이 등장하며, 원통형 포탄이 나오면서 포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다. 이때부터 곡사포의 활용도 증가했다. 포구경이 커졌고, 포신은 길어졌으며 반동 흡수가 잘되면서 명중률이 올라갔고, 사정거리 또한 늘어났다. 전장식 포와 달리 장전을 포의 후미에서 할 수 있었기에 편의성도 증대되었다. 또한 발포했을 때 저절로 원위치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이게 포의 운용 인력을 줄여줬다. 전장식 포를 활용할 때는 포를 원위치로 돌려줄 인원이 필요했는데 후장식 포의 등장으로 그 인원이 불필요해졌다.



* 뉴턴의 제3 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이 대포에 적용되는데 포가 포탄을 힘을 주어 발포할 때 포탄 또한 포를 같은 힘만큼 뒤로 밀어낸다. 이를 반동이라 한다.


* (충격량)=(힘) x(시간의 변화량) -> 힘이 받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 충격량이 커지고 충격량이 커지면 나중 운동량이 증가한다. 이 논리를 대포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포신이 길어질수록 포탄이 힘을 받는 시간은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포탄에 대한 충격량은 커지고 나중 운동량은 늘어나게 되므로 포탄은 더 먼 거리를 날아가게 된다. 그래서 포신이 길어지면 사정거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법칙은 뉴턴의 제2 법칙인 가속도의 법칙과 연관이 있다. 가속도의 법칙이란 (힘)=(질량) x(가속도)를 의미한다.


* 포 구경이 커지면 포의 파괴력이 증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포 구경이 커지면 사용하는 포탄이 커지므로 그만큼 더 많은 화약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곡사포를 비롯해 차체에 포를 탑재해 스스로 운행할 수 있는 포가 널리 사용되는데 바로 자주포다. 자주포의 대표적 예로는 한국의 K9, 독일의 Pzh2000, 프랑스의 세자르, 미국의 M109 등이 있다. 자주포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동성이 좋다는 것이다. 이 말인즉슨 포를 쏘고 적에게 위치를 들키면 그대로 당했던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자주포를 활용해 포를 쏘고 난 후 적에게 위치가 발각되어 적에 의한 원점 타격을 당하기 전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곡사포의 경우 가장 많이 활용되는 종류가 미국의 M777 곡사포다. 요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문에 이 무기의 이름이 많이 언급된다. 이 무기는 GPS 유도 장치를 단 엑스칼리버 포탄의 경우 사거리가 48km에다 정밀 포격이 가능하다. 유도 장치가 없는 재래식 포탄도 24km 날아간 후 표적의 150m 이내에 떨어질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심지어 경제성도 좋다. 유도 장치가 달린 미사일 1발을 발사할 경우 15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이지만)이지만 유도 장치가 달린 M777 곡사포의 포탄(엑스칼리버 포탄)은 1발에 6만 8000달러(약 97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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