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인가? 인(phosphorus) 중독인가?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쫓기듯이 거리로 나와 성냥을 파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성냥을 다 팔지 못하면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으름장과 함께 쫓겨난 상태였죠. 그러나 그 날 따라 연말이라 정신이 없어서인지 성냥은 팔리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소녀는 성냥을 하나씩 켜면서 여러가지 환영을 차례로 보게 됩니다.
자신은 먹어본 적 없는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만찬 식탁과 멋진 트리, 그리고 다정하셨지만 이미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모습까지 말이죠. 그러다 결국은 할머니의 환영을 놓치기 싫어 가지고 있던 성냥을 모두 켰더니 할머니기 소녀를 감싸며 천국으로 데려갔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에 소녀는 길거리에서 미소를 지은 모습으로 죽어 있었죠. 소녀의 주변에는 타버린 성냥개비들이 널려 있었구요. 그 모습을 발견하고 안쓰러움을 느낀 시민들이 소녀를 위해 기도를 해주는 것으로 동화는 끝을 맺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망원인은 당연히 추운 날씨로 인한 '동사(凍死)' 혹은 '저체온증'일 겁니다.
또 하나의 가설은 백린(白燐, white phosphorus) 중독에 의한 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