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다듬기: '푸는 꼴'과 '꾸미는 꼴'

by 구자행

'꾸미는 꼴'을 '푸는 꼴'로


우리말은 ‘푸는 꼴’입니다. 말하는 주체나 대상을 앞세워 놓고 풀어 나가는 것이 우리 말법입니다. ‘다섯 마리의 고양이’, ‘한 잔의 커피’는 영어투 문장이고, ‘고양이 다섯 마리’, ‘커피 한 잔’이 우리 말법입니다. ‘참 밝은 달이구나!’ 하지 않고 ‘달이 참 밝구나!’ 하고 말해야 우리 문장입니다. ‘푸는 꼴’로 된 문장이 우리말답고 자연스럽습니다.


① 지팡이를 짚고 허위허위 걸어가는 노인이 ~

②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허위허위 걸어가는데 ~


위 보기에서 ①은 ‘꾸미는 꼴’이고 ②는 ‘푸는 꼴’입니다. ‘꾸미는 꼴’로 된 문장은 읽으면 머릿속이 뱅글뱅글 도는 기분이 듭니다. 반면에, ‘푸는 꼴’로 된 문장은 읽으면 시원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 수십,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거리는 모습은

→ 반딧불이 수십, 수백 마리가 반짝거리는 모습은


*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 시간이 500년 넘게 걸린다.


* 두 개의 옹달샘이 있어요.

→ 옹달샘 두 개가 있어요.


*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

→ 말을 바르고 곱게 쓰는 것


* 앉아서 듣고만 있던 새침데기 바늘 각시가 따끔하게 쏘듯 한마디 합니다.

→ 새침데기 바늘 각시가 앉아서 듣고만 있다가 따끔하게 쏘듯 한마디 합니다.


* 이들의 다툼을 지켜보던 골무 할미가 말합니다.

→ 골무 할미가 이들 다툼을 지켜보다가 말합니다.


* 범수의 할머니보다 훨씬 더 머리가 하얗고 주름이 많은 할머니였어요.

→ 할머니는 범수 할머니보다 머리가 훨씬 더 하얗고 주름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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