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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Sep 11. 2023

2.재혼할 남자를 고르는 나만의 특별한 기준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재혼해 살고 있습니다.


재혼을 목표로 사람들을 만나다가 이렇게 막연히 만나다가는 답이 없겠다 싶어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20대 때는 그냥 별 생각없이 적당히 나 좋아해주는 남자를 만났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더이상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되었고, 이젠 내가 좋은 남자를 찾아나서야 하니 최소한의 기준이 필요했다.


이혼한 지 9년 차.
애는 아들, 딸. 전남편과 각각 분리양육.
면접교섭은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다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이혼할 때부터 했는데, 그런 나를 다들 이상하게 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했다.
출산과 스트레스로 80킬로 넘게 불어난 살을 빼고,
관심도 없던 옷과 화장에 신경을 쓰고,
어디 가면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 궁리도 했다.
그리고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할지 고민도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왜 이혼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다시 이혼을 안하고 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하나씩 기준이 생기게 됐다.

막연한 기준은 안된다.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1차적으로 거를 수 있다.
뭐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
느낌이 좋은 남자?
같이 있으면 편안한 남자?
그딴 건 시간이 지나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다.
돈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아니라!
그놈의 필, 섹시, 로맨스 찾다가 뒤웅박 팔자 되는 거다.

모든 이혼은 경제적이다.
모든 결혼도 경제적인데...


박영진 변호사님께서 결혼과 이혼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아주 잘 계산해서 설명해 주셨다
정말 기가 막힌 통찰력이자, 글이다.

제목도 자극적이네...

[여의도변호사박영진]

내 신랑, 내 신부는 얼마인가 (배우자감의 순현재가치 NPV)

https://m.blog.naver.com/pyjlawyer/222743955479

어쨌든 내 나름대로 오랜 경험 끝에 만든 특별한 기준이었다.

1. 나보다 나이가 많을 것
2. 키가 172 이상일 것
3. 나보다 소득이 많을 것
4. 4년제 대졸 이상일 것


1. 
나보다 나이가 많을 것

나이는 내 생년월일시 기준이다.
무조건 많아야 한다.
연상연하가 아무리 많은 세상이 되더라도 나는 싫다.
(전남편이 동갑인데 나보다 생일이 늦었다.)
나는 남편에게 의지하고 싶고 보호받고 싶었다.
철 안 든 남자랑 사는 거 진짜 힘든 건데, 이 나이에 성숙한 연하를 찾을 확률 같은 거에 도박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연상이든 연하든 남자들은 다 철이 없는거 아니냐 그럴바엔 어린 연하가 낫지 않냐 그러는데...

글쎄... 밥 한끼라도 더 먹어본 사람들이 인생에서 하나라도 뭐라도 더 경험해 본 사람들이 성숙해지는 게 있다.

하다 못해 친구 아버지 장례식을 한 번이라도 더 가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더 어루만져줄 줄 안다.

그렇다고 무한정 연상은 못 만나고
10살까지 한정했다.
엄마랑 나랑 20살 차이니까,
그래도 장모님이랑 차이가 좀 있어야지 싶어서 그랬다.
(진짜로 돌싱되고 친구한테 18살 연상의 돈 많은 돌싱 소개팅이 들어온 적도 있고, 더 나이많은 남자들한테도 쪽지가 오기 때문에 이런 기준이 필요하다. 진지함.)

2. 
키가 172 이상일 것

키는 원래 170이었는데,

170이라고 하니까
165~168도 170이 되는 마법이 생기길래,
대한민국 남성 평균키인 172로 바꿨다.

내 키는 166이다.
(전남편 22살 공식키가 163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애 딸린 돌싱녀가 키를 따진다고 비난하지 말길 바란다.
이미 나는 첫 결혼식 때 신발도 못 신고 버선발로 식장에 걸어 들어갔다.)

3. 
나보다 소득이 많을 것

소득은 남자의 자신감? 자존감과 연관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어도 나보단 잘 벌어야 그래도 내가 존경심도 생기고, 남자 스스로도 떳떳하지 않겠는가.
이 부분은 자산은 상관없는 조건이다.
자산이 나보다 없더라도 소득만 나보다 높으면 괜찮다.

40대즈음 되면 소득이 어느정도 사회적인 능력을 증명해준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 자존감 높은 남자를 만나고 싶었는데,

그걸 손쉽게 볼 수 있는게 이 지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산에서는 대기업이 없다보니 쉽지 않아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수도권 이사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고 직업이 안정적이면 소득은 고려를 해볼까도 했다.


4.
 4년제 대졸 이상일 것

학력은 그래도 어느 정도 지적 수준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넣었다.
초중고졸이어도 똑똑한 사람을 정말 많이 봐서 고민이 됐는데,

아무래도 확률상 시간낭비 안 하려면 이게 빠르니까 넣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서 빼야 하나 고민하던 것이긴 했다.
공부머리와 일머리, 사회머리는 다른 것이어서 참 애매했던 것 같다.


아마도 더 오래 결혼을 못했다면 빼지 않았을까?

이런 조건을 말하면 누군가는 눈이 높다고 하고,
누군가는 그 정도면 괜찮다고 했는데,
결혼정보회사에서는 나의 조건에 비하면 눈이 낮다고 했다.
상술이었을까?ㅎ

지금 내 남편은 저 4가지 최소 조건에 다 충족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당시 어플에서 대화하던 남자들 중
다른 남자들도 다 저 조건을 충족했어서
나는 나는솔로 14기 옥순이처럼 '선입선출'로
남자들을 만나면서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정리를 하고 있었다.

거의 한번 만나면 정리가 되는 편이었기에 문제되는 편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빴다.

야간하고 30분 눈 감았다가 눈 떠서 준비하고 나가고,

쉬는 날 아이 학교 보내고 나가고... 또 나가고... 아휴...

그 당시 12월을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자갈치... 너 바람둥이였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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