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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건쌤 김엄마 Dec 19. 2021

월별 증상과 질병 분포

<학교 보건실을 찾는 남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3월 #기저질환 어필 시기, 환절기 콧물과 알러지#


   : 건강 조사지를 살펴서 요보호학생 명단을 작성한다. 초2, 3 무렵의 폐렴, 완치된 천식 증상들까지 세세히 적은 어머니도 있고, 바로 몇 달 전 발목 골절이 있었지만 다 붙었으니 괜찮다며 아예 안 적는 분도 계신다. 주로 알러지 관련 기록들이 가장 많고, 그다음은 의외로 평발! 그 외 과민성 대장증후군, 비염 등등


4월 #두통의 시작, 정신과 이력 오픈 시작#


  : 3월 학교 적응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시험기간이 다가오면서 예민 불안이 극강으로 고조되어 두통약을 원하는 학생들이 줄을 잇는다. 압박감과 부담을 견디지 못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학생들도 있고, 진료 이력을 오픈하며 보건실에 누워있겠다는 아이들도 늘어난다. 이맘 때면 두통약과 쌍화탕을 찾는 예비 보건실 단골 교사들도 늘어난다.



5월 #소화불량, 장염#


  : 중간고사가 끝나고 헛헛한 마음에 친구들과 축구 족구를 하며 제법 친해진다. 슬기로운 매점 생활이 본격 시작되고, 하교 후 간식과 학원 마친 후 밤 10시 야식으로 인해 소화불량이 잦다. 아침을 거른 채 등교하여 제산제를 먹고 가는 청소년들도 다수 생긴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니 장염도 슬슬 늘어난다.



6월 #발목 팔목 손목 등의 탄력붕대의 대축제#


  : 반별 축구대회, 동아리 운동 행사, 쉬는 시간 점심 시간에 틈나는 대로 축구나 농구를 하는 고딩들. 손가락이 꺾이고 붓고, 발목이 돌아가고 또  꺾이고, 아이스팩, 부목과 탄력 붕대, 스포츠 밴드와 파스가 많이 필요하다. 정형외과로 바로 보내는 경우도 있고, 무릎과 팔꿈치의 광범위한 찰과상 등은 드레싱을 하고 연고를 바른 후 크기별 밴드를 부착해준다. 

7월 #정신과#


  : 1학기 내신을 모두 마치면.. 입시 관련 걱정과 진로 결정을 위한 무거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더 배워 졸업 후 바로 해보겠다는 아이도 있고, 갑자기 미술 체육으로 진로를 정하기도 하는데... 목표와 성적의 괴리가 커서 혼란감이 가중된 경우 무기력하여 우울해하는 학생도 많다. 컨설팅을 받거나 상담을 받기도 한다.



8월 #방학을 지나고#


9월 #두통과 복통#


  : 1학기와 매우 유사하다. 다시 시작 그리고 두통, 또한 복통!



10월 #수면부족, 요통, 거북목#


  : 공부량이 늘어나면서 늘 잠이 부족하다. 교실에서 책상에 엎드려 자다 보니 어깨도 목, 허리도 아프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15~20분 정도 부족한 잠을 잠시 청하는 학생도 있었다. 고3들은 수능 앞두고 목에 담이 오거나 신경성 결절 등이 생겨 한의원 또는 정형외과에서 도수치료를 받기도 한다. 보건실에서는 따뜻한 찜질팩, 파스, 근이완 로션, 에어파스, 온열치료기 등을 활용한다.



11월 #환절기 감기, 포진, 구내염#


  : 찬바람이 본격적으로 불면, 알러지성 비염과 천식. 아토피, 안구 건조와 부종 등 환절기 질환이 다시 증가한다. 입술과 코 등에 헤르페스 균이 있어 수포가 재발하여 항바이러스 연고를 발라야 하는 학생도 생긴다. 구내염은 일 년 내 잦은 편이지만, 날씨 추워져 면역력이 떨어지면 구강 소독이 필요한 학생이 더 증가하는 것 같다.



12월 #정신줄 놓은 12월#


  : 기말고사를 끝으로 각종 대회와 생기부 입력이 마무리되고 온 구성원이 한결 여유롭다. 수능이 끝난 고3들은 거의 학교에 나오지 않고 예비고 1,2들은 자습과 운동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때는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오는데 운동하다가 다친 친구들 외에도 자습시간에 자다가 허리 나가, 딱밤 놀이하다 이마 부풀어, 게임 벌칙으로 손등 핏줄 터져, 축구하다 발목 삐거나 축구화에 밟혀 내성발톱 고름 다 터져...





  그래도 응급 상황 없이 12월까지 마무리되면 그저 감사할 따름! 코로나19 관련 잇슈가 여전하여 다들 힘들지만... 얘들아~ 모두 건강하게 튼튼하게 잘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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