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듣는 어른이 있어도 과감히 셀패를 풀어내는 여고생의 분노. 사춘기를 넘어선 가정사. 사소한 문제에서 오는 기분과 분노 조절 문제.부디 그 화 잘 다스려 원만히 자라주길.
"내가 조금이라도 거슬리게 말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겠는데, 나 진짜 한마디도 잘못한 거 없거든. 정말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개빡쳐.부성애라고는 없고, 나한테 닥치라고 했다구.고작 그 스테이크 때문에!"
"난 안 먹고 싶었어.자꾸만 먹으라고 닦달을 하니 앉은 것뿐이고. 썰고 있으니깐 썰어주나 보다 그냥 보고 있었다고.근데 갑자기 빡쳐서 소릴지르잖아.나이프 탁 내려놓더니 직접 썰어먹으래.그러면서 다 싫다면서 짜증 짜증을 내더라."
"다 엉망이래. 다 잘못됐대. 난 세수하고 수분 크림 바르고 있었어.아무것도 안 먹고 바로 독서실 갈 생각이었구. 난 아침 원래 거의 잘 안 먹어.엄마는 미숫가루나 타 주는데, 아침부터 아빠 혼자서 샐러드에 고기 굽고 뭐 그러길래자기가 먹고 싶나 보다 했어. 그러더니 직접 썰어먹으라며 난데없이 화내더라.미친 거 아냐? 남자 갱년기니? 내가 뭘 잘못한거니?내가 잘못한 게 1이라도 있으면 사과했겠지만 진짜 황당했다구.덴장!"
"갑자기. 전세 때문에 화나는데 왜 건드냐면서 성질을 부리고 나한테 소리를 지르더라.집전세 오른 게 나 때문이냐고. 들어보면 나도 답답해. 어쩌라구. 난 졸업하고 취직하면 집이랑 연끊고 살 거야. 지금은 용돈 받으니까 어쩔 수 없구.나더러 부성애를 보존해줘야 할 의무가 있대.말이니 방귀니?"
"아빠는 그렇게 종종 갑자기 화를 내. 시간 지나면 조용해지지만서로 머쓱해져. 짜증나. 어릴 땐 버릇 바로 잡는다며 때린 적도 많아.크고 나선 안 맞고 살지만뭣보다두 난 아빠한테 관심이 없어. 말도 안 시켜."
"샐러드에 스테이크는 아빠가 먹는 줄 알았구. 맥도널드 팬케이크는 아침부터 사 온 건데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꾸역꾸역 먹은 거야.그걸로 충분히 성의를 보인거라구.입맛 없다고 했는데못들은척하고 자기 얘기만 해. 전세가 뭐.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구.돈을 내가 벌 수도 없고 난 잘 모르는 일인데,근데 그 지랄을 계속하니까 정말 개빡쳐."
"우리 언니는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때려도 정말 가만히 있더라.분풀이하는 것 같이 때리더라.
"이번엔 선을 넘었어. 에바야. 에바! 제발 날 안 건들면 좋겠어.각자 살자고 좀. 내가 일찍 나오니까 아침엔 패스.내가 늦게 들어가니까 밤에도 패스.오늘처럼 주말 오전이 문제야.빡쳐!! Cbal!"
각자의 이벤트들로 인해 순간순간 화가 난 사람이 많다. 애쓴 일에 결과가 좋지 않아 일게 된 화와는 많이 다르다. 더워서, 짜증이 나서,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먼저 날 건드렸으니까,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문제는 그 짜증을 받아들이고 무마시키는 내 안의 힘. 그 강도의 문제이다. 건강한 성벽이 잘 막아준다면 별 일 없이 툭 털 수 있겠지만, 내가 받아들이는 벽이 약하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수 있으니.
대화가 원만한 가정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와의 대화, 부부간의 대화가 힘든 가정도 많다.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해결하지 못한채 마음의 상처로 화로 분노로 남아 살아가기도 한다.
분노로 인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사고도 발생한다. 자극적인 보도들은 앞다투어 기사를 내고, 그것을 공유하며 화를 나눈다. 모르고 지나갈 일도 느끼고 분노하며 공유하는 요즘 시대. 그만큼 더 튼튼한 강도의 내벽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완생의 성인이라면 각자 꾸준히 수련해야 할 일인데, 성장기의 학생들에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늘 생각해보게 된다. 주제를 알아차려주고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 들어주고 다스려주고 읽어주어야 한다. 그 화가 더 자라지 않도록. 다스리는 스스로의 옹벽이 탄탄해지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