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누워야겠니? 머리가 아픈 건 알겠어. 하지만 꼭 수업을 빠지고 누워야겠니?" 묻고 또 묻는다. 짜증 나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아침 식사를 못해서 배가 아프고, 아침 식사를 급히 먹어서 배가 아프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머리가 아프고, 공부가 하기 싫어 또 머리가 아프다.
보건실의 면적과 용품 배치는 그 규정이 정해져 있다. 학생 몇 명에 침상 몇 개, 응급처치 기구와 소독기구 등 기본 용품과 소모품 등을 다 맞춰야 한다. 비상약도 규정대로 구비해두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응급사태를 대비하여 의료기구와 약물도 준비해두어야 한다.
기구들은 깨끗이 씻고 소독기에 넣어 소독 후 정갈히 준비해두고, 약품과 처치 용품들은 유효 기간을 잘 확인하여 사용한다. 매일 청소와 소독, 방역!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는 보건실이지만 내가 가장 찝찝하고 불편한 아이템은 따로 있다. 바로 침구류!
학교 근처 백광 세탁소 사장님은 언제든 세탁물을 가지러 와주신다. 전화만 하면 오토바이로 당일 출동 이튿날 배송 완료.
그러나, 그 좋은 세탁을 매일매일 맡길 수는 없으니...아이들은 시간 시간 좋지도 않은 보건실 침대에 그렇게도 몸을 던지려 한다.
많은 아이들이 머물러가는 곳이다 보니 코로나 관련하여 저 침구류가 가장 찝찝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내 마음 다 내어 보이며 이야기해준다.
"oo아, 너무 아프면 누워있어야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말이다, 어떤 경로로 전파될지 알 수 없잖니. 쌤은 저 침대엔 안 누웠으면 좋겠구나."
원칙적으로 아예 모든 아이들을 안 눕혔으면 좋겠다. 코로나 이후로 현재 침상은 하나 건너 하나에만 눕히고 있다. 침구류는 일주일에 한 번 세탁을 의뢰하고 있고, 학생이 누웠다 간 이후에는 탈탈 털고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 건조한다. 연이어 이용할 수 없도록 사용금지 팻말을 올리고,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마음 같아선 매일 팍팍 빨아주고 싶다. 학교 근처 코인세탁실에 들고 가 대형 세탁기에 던져 넣고 싶다.아니 아예 침대 채로 끌고 나가 햇볕에 널어두고 싶다.
일회용 종이포를 잔뜩 구입했다. 베갯잇 위에 올려서 학생이 쓸 때마다 교체해주고 있다. 더 커다란 일회용 포는 시트에 깔아준다. 그리고 바로 버리기!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이불? 이불은 웬만하면 덮어주지 않는다. 바들바들 오한이 들어 추워하면 덮어주겠지만, 그런 학생이라면 요즘 같은 시국엔 보건실에 눕히기는커녕 급 조퇴 감이니 즉시 병원에 보내야 한다.
오늘도 말한다. "얘들아, 곧 방학이야. 여기 눕지 말고 집에 가서 쉬자. 많이 아프면 눕지 말고 조퇴를 해야지. 우리 방학 앞두고 단축 수업도 하고 있잖니." 그렇게 또 돌려보낸다. 생각해보면, 침대에 누울 일도 별로 없는데 그렇게들 눕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