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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건쌤 김엄마 Nov 26. 2021

지금은 새벽 1시 40분

왜 이 시간까지 그렇게나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거니?

새벽 1시 40분


왜 여태 다투니


모녀로 만나서 어찌 그리 수년을 싸우며 살고 있니


가득 차 떨어질 것만 같은 저 큰 달이 집안을 훤히 비추는 이 밤

만월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잠 못 이루는 나에게

어찌하여 괴성과 고성과 슬픈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거니


크고 동그랗지만 늘 초점 없는 너의 눈

엄마 아빠보다 키도 몸도 훨씬 크지만

겁 많고 질린듯한 네 표정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아무렇게나 차를 대고

쓰레기는 한 박스에 마구 집어넣어 분리하지 않고 던져두고 가버리고

이웃과는 눈인사도 말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이틀에 한 번은 괴성을 지르며 큰소리로 너를 혼내고 죽을 듯 울어대는

네 엄마를 어쩌면 좋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달 보며 잠들려던 찰나 사방이 고요한 차분한 이 새벽녘에

던지는 소리와 울부짖는 소리와 고성이 들려오니

잊고 있던 위궤양 증세도 느껴져 내 속도 뒤틀리듯 쓰라리구나.


잠들기 전 먹는 위장약 한 알을 먹었건만

내 속이 쓰라린 걸 보면

잠자리에 늦게 들어서 쓰린 것인지

오늘 마신 커피가 넉 잔이나 되어 그런 건지 나도 모르겠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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