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밀물이 든 갯벌엔 잔잔한 달빛이 뒤척이다가도 물이 모두 나
가고 나면 움푹 팬 물골이 드러난다.
아무도 모르는 속사정 같은,
자칫 헛디디면 발 빠질 것 같은 저 속사정.
세상의 어떤 기울어짐도 물에 잠기면 한없이 평평해진다. 그건, 한
사람이 제 눈물 다 뺀 뒤 내보이는 속사정도 같은 것이어서 넉넉할 땐
평평한 표정 아래 숨어있다가 메마를 땐 들키고 마는 것이다.
속사정도 물골도 모두
밑바닥에 있다.
물골은 구불구불 제멋대로 흘러간 것 같지만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들어온 물보다는 나가는 물에 그 이유가 있다.
물때에 맞춰 돌아나가는 길에 물끼리 앞다투어 밀고 당
긴 흔적인 것이다.
사람의 물 밑에도 저런
들고 나기에 편한 물골 하나씩 갖고 있을 것이지만
미처 따라 나가지 못한 물의 흔적은
발 푹푹 빠지는 갯벌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 속사정엔 또
숨어있는 것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