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잘 다루기 위해서
4살 동백이는 단순한 질문부터 대답하기 어려운 난감한 질문까지, 궁금한 게 정말 많아요. 그래도 제가 대답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하려고 해요.
왜 하늘에서 눈도 오고 비도 오는 거야?
최근에 동백이가 질문했어요.
저는 눈이 녹으면 비가 된다는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줬어요. 그래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냉동실에 있던 얼음을 꺼내면 녹아서 물이 되는 것처럼, 날씨가 따뜻하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고 몇 번이나 설명했죠.
그 대화를 듣던 남편이 푸하하, 웃으면서 말하더라고요. 같은 질문에 남편은 "비랑 눈이 형제라서 그래."라고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겨울은 왜 추운 거야?
또 동백이가 물었어요.
저는 해가 우리가 사는 곳에서 멀어져서 그렇다고 설명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본인이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거라고 하더군요. "여름이 추위를 싫어해서 추위가 겨울나라로 간 거야."
제 머릿속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처럼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요. 우리 둘은 참 다르죠. ‘눈이 녹으면?’이라는 질문에, 저는 "물이 된다."라고 하지만, 남편은 "봄이 온다."라고 답하는 사람이니까요.
언어를 잘 다루는 사람은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서 말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 직업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전달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그동안은 제가 언어적인 재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고만 생각했어요.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기를 실천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