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싶은 태도
지난 2년 동안 직장에 다니며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 '유랑쓰'의 임현주 님이 쓴 책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그녀의 예쁜 외모와 세련된 옷차림에 이끌려 영상을 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안목은 물론, 여행지를 담아낸 영상미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 선곡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와 영상을 계속 보았죠. 신혼여행 이후로 육아와 직장 일로 해외여행은커녕 여유도 없던 시기여서 유랑쓰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어요.
그렇게 영상 속 부부에게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임현주 님이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서관에서 대출을 예약했죠. 드디어 제 차례가 되어 책을 읽게 되었어요.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살아온 사람이라,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가는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책은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단숨에 읽을 정도로 술술 읽히면서도, 가슴에 남는 구절도 있었어요.
p108 내 탓이오~
모든 걸 '내 탓이오~'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질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네 탓이오~'라고 생각하면 외부 요인을 원망하게 되지만, '내 탓이오~!'라고 생각하면 내가 노력하기에 따라 이 상황을 바꿀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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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선택했다고 여기면 세상에서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나 자신에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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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태도란, 오히려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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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니 후회를 하더라도 내가 하고, 배우더라도 내가 배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도 남을 원망할 이유가 없는 선택, 그런 선택들을 꾸준히 하면서 남은 삶을 채워가고 싶다.
때로는 내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을 탓한다고 해서 내 책임이 줄어들거나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남을 탓하는 일만큼 미련한 일도 없는 것 같아요. 원망은 결국 내 행복을 갉아먹는 행위니까요. 그래서 "긍정적인 태도란 오히려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닐까?"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었어요.
p121 ~123 쉽게 얻은 것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뉴욕 여행은 생애 최고로 행복했던 만큼 몸은 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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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바로 해결되지 않는 곳이 뉴욕이었다. 또한 욕망이 바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욕망이 끝없이 넘쳐나는 욕망의 도시가 바로 뉴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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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조금 구질구질하더라도 그 불편함의 몇 배를 능가하는 크기의 행복이 뉴욕에는 있었다. 그 행복의 정체는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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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지연되는 것, 욕망이 바로 해결되지 않는 것, 언제나 조금씩 아쉬운 것, 그렇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것, 언제나 꿈꿀 수 있는 내일과 미래가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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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력이 쌓여갈수록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온다.'
아쉬움이 남지 않으면 굳이 다시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인생도 같다. 건강한 아쉬움은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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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가가 낮은 곳이든 높은 곳이든, 어떤 도시에 사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단지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가지는 삶을 경계해야겠다.
살면서 어떤 것도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 그게 정상이다. 쉽게 얻은 것은 진정한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언젠가 물가가 낮은 나라나 도시에 정착해 살기로 결정한다 한들, 저렴한 물가에 기대어 선택을 신중히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 욕망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여러 번 되새기고 싶은 부분이에요. 저렴한 물가의 동남아시아에서 여행할 때는 대부분의 욕망이 쉽게 채워지고, 몸도 훨씬 편안했다고 해요. 그런데 뉴욕에 가서는 물가가 급격히 올라서 소비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고, 대중교통 대신 도보로 걸어 다녀야 해서 몸은 더 힘들었대요. 그렇다고 뉴욕에서 불행했다고 느낀 건 아니었다고, 오히려 그때가 더 행복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대부분의 것을 쉽게 얻지 못했어요. 살던 곳도, 입는 옷도, 외식 메뉴도 항상 조금씩 아쉬움을 느끼며 지냈죠. 이제는 제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소비에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부분의 욕망들은 미루며 살고 있어요. 가끔은 “경제적으로 조금만 더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은 집을 빨리 마련할 수 있을 텐데,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런 생각들은 끝이 없긴 하죠.
이 글을 읽으면서 욕망을 바로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소비를 더 신중하게 만들고, 내 삶에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한다는 걸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행복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모든 욕망을 바로 채워주는 삶이 아니라, 기다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법을요.
p180 어떤 의사 결정도 남편의 의중이나 감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믿는다.
저도 유랑쓰 채널을 보면서 ‘남편과 365일 내내 붙어 지내는 삶, 괜찮을까? 싸우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부부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둘의 성격은 정반대인데도 의견이 다를 땐 조금 더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의 의견을 따라가는 편이라고 해요.
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남편과 다투는 일이 가끔 생기는데, 이 문장이 마음에 남았어요. ‘내 의견을 주장하면서도 남편의 의중이나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저에게 해보았죠. 그렇지 않았다면, 이제는 그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