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액수가 커질수록 타협과 위험이 커진다
혹시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엔 영화 속 매튜 맥커너히의 이미지가 먼저 생각났다. 하지만 원작 소설을 읽고 나니 영화보다 훨씬 묵직하고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음을 알게 됐다.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한 변호사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마이클 할러는 운전사가 딸린 링컨 고급 승용차 뒷좌석을 사무실처럼 쓴다. 테이블, 노트북, 팩스, 프린터까지 구비해두고 차를 타고 LA 전역을 누빈다. 실제로 LA의 한 변호사가 차 안에서 업무를 처리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설정이라고 한다.
마이클 할러는 실력 있는 변호사지만 돈이 되는 사건이라면 가리지 않는다. 의뢰인이 살인자든 범죄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승소다. 이번 사건은 부동산 재벌 루이스가 연루된 살인미수와 강간미수 혐의다. 루이스는 마이클에게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거액의 보수를 제시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루이스가 단순한 ‘억울한 부자’가 아니라 잔혹한 싸이코패스라는 것이 드러난다. 마이클은 흔들린다. 거액의 보수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양심을 지킬 것인가?
마이클은 평생 돈을 가장 우선에 두며 살았다. 그 결과 결혼도 깨지고, 딸과도 소원해졌다. 변호사로서 성공했지만 개인적인 삶은 텅 비어 있었다. 링컨 차를 세 대나 몰고 다니며 고급 주택에 살지만, 그 큰 집에서 혼자 남겨진 고독만이 그를 맞이한다. 그는 뒤늦게 깨닫는다. 돈으로는 마음속 공허함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마지막에 마이클이 양심을 택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돈이 클수록 더러운 타협과 위험이 커진다는 걸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이 책은 단순한 법정 스릴러가 아니다. 치밀한 재판 과정을 따라가며, 마이클의 갈등을 통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돈과 양심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동안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