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황보름

지친 마음을 안아주는 휴남동 서점 이야기

by 최준기

며칠 전, 드디어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다 읽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한참 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이 정도로 살아도 나쁘진 않겠다.”

을 읽으면서 서서히 생각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밀리의 서재 × 브런치』 공모전 수상작입니다.

작가님처럼 좋은 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결국 세상에 나오게 되는구나,

그 사실만으로도 묘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혹시 지금, 작가를 꿈꾸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이 아주 큰 용기가 되어줄 거라 믿어요.




번아웃, 우리 모두의 이야기


책 속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번아웃 증후군’을 겪습니다.

고등학생, 취업준비생, 비정규직, 커리어우먼, 개발자...

이름만 들어도 숨이 꽉 막히는 것 같죠?

그만큼 ‘목적’이 우선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3 시절, 취업 준비생.

하루 대부분의 시간이 목적을 위한 시간이었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누군가와 편히 웃는 것도

왠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지던 시절이었죠.


시험이 끝난 후에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은 계속 긴장 상태였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점점 서툴러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게 번아웃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이 고장 난다


해소되지 못한 감정과 욕구는 무의식 속에 서서히 쌓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툭하고 마음이 고장 나 버리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

그저 누군가 곁에 있어주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럴 때 필요한 건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는 누군가이기도 합니다.




다운시프트, 삶의 다른 가능성


책 속 주인공 ‘민준’은

고등학교 때부터 취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스펙도 좋고 열심히 했지만,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실패와 낙담 속에서,

그는 결국 고장 난 시계를 ‘되돌리기’로 결심합니다.


사회, 부모, 친구 등 주변의 시선에 저당잡힌 삶을 포기하고 내가 좋은 삶을 살기로 결정합니다.

그는 휴남동 서점에서 일하고, 요가를 다니고, 좋은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조금씩 회복해갑니다.


“이 정도면 될 것 같았다. 이 정도로 살아도 될 것 같았다.”

–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민준의 회복을 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썼을까?

무너지면서까지, 뭔가를 반드시 성취해야 했던 걸까?


우리는 꼭 '뭔가'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저 좋은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며,

적당히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하루를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성공한 삶이란 뭘까요?

높은 연봉? 눈부신 커리어? 멋진 명함?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삶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진짜 성공한 삶 아닐까요?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저는 이 책 속 수많은 인물 중에서도

유독 ‘민준’에게 가장 큰 감정이입을 했습니다.

아마 저 역시 그런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이겠죠.


혹시 지금, 너무 힘든 시간을 혼자 견디고 있다면

꼭 기억해주세요.

다른 삶의 방식도, 당신을 기다리는 좋은 사람들도

세상에는 아주 많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마세요.

이 정도로 살아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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