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설명절 나들이
명절 후 고향 나들이이다. 형님과 함께 성묘 및 고향 어르신을 뵙기로 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아침 일찍 형님댁으로 가서 형님을 모시고 고향으로 갔다. 항상 고향은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듯이 오늘도 마찬가지로 고향에는 조용하다. 우리가 동네 골목을 지나갈 때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개만 짖곤 한다.
소싯적 명절에는 마을이 북적거렸다. 고향을 찾은 가족들로 그리고 마을에 있는 아이들의 소리 등으로 북적거렸다. 특히 시골의 동네는 가족공동체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설명절에는 공동체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러 간다고, 그리고 명절 제사를 공동체와 더불어 지낸다고 새벽부터 시끄러웠다.
명절, 휴일 동안 동네 친구들과 혹은 오랜만에 보는 동네분들끼리 이야기 꽃을 피우곤 한다. 오랜만에 모이는 가족 공동체는 애들에게 설빔 옷을 선물하고, 용돈을 주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너도 소싯적에는 설빔 옷을 형님, 누님, 부모님으로부터 받곤 했다. 그리고 설 용돈도 받고, 그리고 집안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고 용돈을 푸짐하게 받았다. 시끌벅적한 소싯적 동네 풍경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때가 그립다.
지금 고향에는 소싯적 고향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셨고, 동네에 빈집이 많고, 그리고 어린애들이 없기 때문에 조용한 고향 동네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소싯적에는 즐거운 명절을 보내려고 객지에 있는 가족들이 고향으로 왔지만, 지금 시골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도시에 살고 있는 자식의 집으로 제사를 지내거나, 가족 공동체 모임을 위해 시골을 떠난다.
소싯적과 지금의 고향을 비교하면서 둑을 지나 부모님 뵈려 갔다. 소싯적과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반가운 풍경이 있었다. 겨울이면 날아오는 청둥오리가 여전히 둑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