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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Nov 10. 2022

아이슬란드#6: 다이아몬드가 해변에 널려있다고?

요쿨살론, 다이아몬드 해변을 가다.


다이아몬드 비치


셋째 날 마지막 여정으로 이번 여행 계획의 맨 동쪽 끝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해변과 요쿨살롱에 들렀다. 여행을 계획할 때 일정을 짜면서 기대가 컸던 장소 중 하나가 다이아몬드 해변이다. 일반적으로 미색의 고운 모래들이 알알이 엉켜있는 모래사장, 조금 더 인심 써서 거제의 몽돌 해변, 여수와 레이니스 피아라의 검은 모래 해변까지는 해변의 스테레오 타입을 만드는 것이라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빙하의 결정체들이 해변을 한가득 채우고 있는 해변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기대가 컸다. 결론은 기대만큼,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하얗고 투명한 얼음들, 여전히 연한 봄날의 하늘색처럼 푸르스름한 빙하들이 해변을 메우고 있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다이아몬드 해변은 이름 그대로 수백수천 캐럿짜리 다이아몬드들이 해변에 널브러져 있는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 해변이었다.


이 빙하들은 크게 보면 바트나이외쿠틀 한 자락인 요쿨살롱에서 녹아서 덩어리째 떨어져 나온 빙하들이 요쿨살롱 입구를 거쳐 바다로 나왔다가, 파도에 밀려 해변에 안착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 호수에도 호수와 바다의 연결점에도 빙하들이 둥둥 떠다닌다.



오로라를 볼 수 있었던 전날 하루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날이 흐리고 비 오고 해서 사진 자체가 화사하고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그 와중에도 빙하들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며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차를 멈춰 세운다.


정말 자연이 곱게 빚어놓은 다이아몬드 같아 보이지 않는가. 빛이 없어도 스스로 그 투명한 기운으로 안에서부터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능력자들처럼 보인다. 그리고 투명하고 푸른 기운 속에는 수만 년 전 태고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 그 옛날 눈으로 내려 얼고 그 위에 또다시 눈이 내려 얼기를 반복한 거 얼마나 될까. 그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에 가슴이 벅차다.


너무 깨끗해서 해변 얼음 조각 하나를 들고 끝을 살짝 깨물어 맛을 본다. 어느 유튜버처럼 팥빙수 재료를 다 준비해 가서 빙하 위 고운 눈으로 팥빙수를 만들어 먹을 정도의 정성은 없지만, 그 무엇보다도 깨끗할 것 같은 빙하를 깨물어 먹어보는 경험. 여행이 주는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그런데 생각보다 빙하는 단단하다.


그렇게 바다로 여행 온 빙하 조각들은 바닷물이라는 조각가로 인해 더욱더 예쁜 원석으로 다듬어져 간다.


요쿨살롱


다이아몬드 비치를 구경했으니, 이젠 간식을 먹을 시간이다. 요쿨 살롱 입구에 가면 간이음식점들이 몇 개 있는데, Fish and Chip를 선택했다. Fish는 대구를 튀긴 것 같은데 맛이 좋았고, 감자칩도 좋았다. 그 시간에 허기진 배에는 무엇인들 맛이 없을까 만은, 그래도 출출함을 달래기엔 최적이었다. 곁들여 아이슬란드 맥주 Viking 한 캔 곁들이니 필요한 에너지는 다 보충이 된 것 같다.


레이캬비크로의 긴 운전이 남아 있지만, Fish and Chip와 맥주 한 캔에서 얻은 기운으로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요쿨살롱의 요쿨은 빙하란 뜻이고, 살롱은 호수란 의미다. 그래서 요쿨 살롱은 빙하호수이다.  호수 전망대에 올라서면 저 멀리 바트나요쿨의 남동쪽 끝자락 빙하와 호수가 맞닿은 곳이 보이고, 그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 조각들은 호수를 떠돌다가 바다로 흘러 나간다.


보통 요쿨 살롱을 투어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륙양용 차량을 타거나 보트를 타고 호수 가운데로 들어가 배 위에서 보는 빙하와 호수 전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아쉽지만 3월에는 추위와 안전을 이유로 보트들이 운행하지 않아 눈에만 담고 왔다. 예전에 EBS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보트를 타고 호수로 나가면 빙하를 깨서 맛보게 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 적이 있다. 이 날은 시간도 늦었고 비도 추적추적 오고 해서 얼른 눈에만 담고 레이캬비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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