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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Nov 15. 2022

아이슬란드 해변에는 코끼리가 산다?

수백만 년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움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디르홀레이(Dyrhólaey)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디르홀레이로 향했다. 디르홀레이는 등대와 코끼리 바위, 그리고 검은 모래 해변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작은 반도 지역이다. 레이니스 피아라(Reynifjara)와 이웃해 있는 남부 아이슬란드 관광 명소이다. 디르홀레이는 등대를 기준으로 한쪽은 검은 모래 해변(Endless black beach)을 볼 수 있고, 반대 편에는 코끼리 바위를 볼 수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의 에트르타 절벽에서 본 코끼리 바위, 몰타 고조 섬 명물이었으나 무너져서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아주리 윈도우(Azure Window)를 연상시킨다.


검은 모래 해변 쪽을 보고 있노라면 그 수만 년의 세월 동안 자연이 빚어 놓은 경이에 숨이 막힐 정도이다. 무언가 무질서하면서도 그 안에서 돌 하나 모래 한알도 다 미리 존재 이유와 역사가 있는, 그래서 누군가가 미리 예비해 놓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디르홀레이의 중심에는 빨간 지붕의 등대가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 하는 바람의 포스를 거스르며 등대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코끼리 모양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예술품이다. 로마는 그 옛날 로마인들이 만들어 둔 건물로 후세들이 먹고 산다지만, 아이슬란드는 사람이 아닌 자연이 만든 자연으로 사람들이 먹고사는 나라다. 코끼리 바위 위에는 바다갈매기들이 둥지를 틀고 촘촘히 서식하며 여행객들을 반긴다.


검은 모래 해변과 주상절리로 유명한 레이니스 피아라

디르홀레이 주변 풍경을 둘러본 뒤 레이니스 피아라로 향했다. 화산재와 현무암이 부스러져 만들어진 해변이라 모래가 검다. 여수의 검은 모래 해변이 연상된다. 검은 모래 해변을 걷다 보면 그 끝에는 제주도의 주상절리가 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지표면으로 나와서 급격하게 식으면서 생긴 육각기둥 모양의 화산지형이다. 그 육각기둥들을 마치 풀을 붙여 세워놓은 듯하다.


그 주상절리를 살짝 돌아들어가면 동굴이 있다. 영어로 쓴 이름조차도 읽기 힘들 정도로 길고 낯선 이름을 가진 동굴이다. 잠시 매서운 바람을 피해 포근함을 느끼기 좋은 곳인데, 그 안에서 주상절리의 단면을 볼 수 있다.


그 동굴로부터는 레이니스 드랑가르(Reynisdrangar)라는 두 개의 봉우리 바위가 바닷가 한가운데 서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레이니스 드랑가르는 '꽃보다 청춘'에서 악마의 손가락이라고 소개된 곳이다. 레이니스 드랑가르에 얽힌 전설이 하나 있다. 2명의 트롤이 3개의 돛이 달린 배를 끌고 해변으로 오다가 새벽에 동이 터 버려서 그대로 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레이니스 피아라의 파도는 세차기로 유명한가 보다. 입구 표지판에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중국인을 애도하는 내용이 담긴 주의표지까지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파도는 세차다. 마치 무언가를 삼켜버릴 듯이 밀려왔다가 다시 밀려가기를 반복한다.


아이슬란드 이끼 지대


피야라르글루푸르(Fjaðrárgljúfur) 계곡

둘째 날 숙소 근처에 있는 계곡이라 숙소 가기 전에 잠시 들렀다. Guide to Iceland 사이트에도 소개된 곳이기는 하나, 내용을 보면 스카프 타펠이나 요쿨살롱과 달리 덜 알려져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 들렀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지형으로 봐서는 U자형 피요르드 계곡 같은 생각이 든다. 시간 여유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시간을 내서 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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