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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Feb 01. 2023

오스트리아에서 마시는 맥주 아닌 맥주

라들러(Radler)를 마셔보자

오스트리아에 가서 라들러(radler)라는 맥주 아닌 맥주를 처음 접했다. 맥주와 같은 알코올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과일맛이 나면서 맥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의 오묘한 맛이 라들러와의 첫 만남이었다.


어느 날에 식당에서 지인 여럿이 다 같이 저녁을 먹은 적이 있다. 분명 맥주를 마신 것 같은데 헤어질 때 보니 제각각 운전을 하고 가는 것이었다. 나중에 지인에게 물어보니 그들이 마신 것은 라들러였고, 알코올 함량이 극히 없거나 무알콜 라들러를 마셨다는 것이었다.


라들러의 어원

Radler에서 rad는 독일어로 바퀴나 자전거라는 뜻이다. 따라서 라들러는 자전거 타는 사람 정도로 이해된다. 과거 독일 뮌헨 외곽도시에서 1922년에 자전거 붐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 약 1만 3천여 명의 자전거 애호가가 한 곳에 모여 파티를 하는데 맥주가 너무 빨리 동나서 맥주와 레몬 소다를 5:5로 섞어 마셨던 것이 기원이 됐다는 설이 있다. 옥토버 페스트를 하는 지역이니 만치 맥주 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해가 된다.


한편, 비엔나 지인은 라들러가 한 병은 마시고 운전은 해도 되는 정도의 알코올만 든 맥주라는 의미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였다.


라들러 성분과 종류

라들러는 독일에서 유래한 맥주의 한 종류로 일반적으로는 라거 맥주에 과일향이 나는 음료수를 블렌딩한 탄산주이고, 배합비는 맥주와 음료가 각각 4:6이거나 5: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도수는 보통 3% 이하의 저알콜이지만, 일반적으로는 1% 내외 거나 무알콜이 많다.


라들러는 맥주에 음료수를 섞으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제조법이랄 게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종류의 라들러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오타크링어(Ottaklinger), 괴서(Goesser), 지퍼(Zipfer), 에거(Egger), 스티글(Stiegl) 등은 다 라들러를 시판하고 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 '꽃보다 누나'에 나와서 유명해진 부자카페에서 파는 레몬 맥주도 결국 라들러였다.


더운 여름에 맥주의 알코올도 부담스럽다면 라들러 한잔 들이켜면서 더위를 잠시 식히는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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