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2구, 네스트로이 플라츠에 있는 커피명가, 발타자
비엔나 2구, Nestroy Platz에 가면 한국적인 것(things Korean)들이 많다.
낙원 상가와 아시아나마켓 등 한인마트 2곳이 이곳에 위치해 있고, 점심 육개장, 저녁 가성비 삼겹살로 유명한 서울식당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현대식의 모던한 커피 명가, 발타자 커피집이 이 네스트로이 플라츠 기억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점심시간에 해장이라도 해야 하거나, 구내식당 메뉴에 지쳐 한국의 맛이 그리울 때면 전철을 타고 네스트로이 플라츠, 서울 식당으로 간다. 인심 좋은 사장님의 웃음과 맛으로 점심 한 때를 즐긴다. 그리고는 육개장, 양지탕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불과 몇십 미터 떨어진 발타자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일종의 점심 세트메뉴였다.
사실 발타자 커피는 짧게 비엔나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가기가 어려운 곳이다. 비엔나 3대 카페인 자허, 데멜, 첸트랄은 물론 카페 스펄, 카페 란트만, 카페 뮤제움 등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전적인 커피 하우스들을 다니기에도 벅찬 일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엔나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라면 발타자 커피를 한 번쯤은 들러서 모던한 비엔나커피의 맛과 향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발타자는 어느 비엔나 잡지에서 ‘커피 애호가들의 천국’으로 소개되기도 할 정도로 커피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2018년, 오스트리아 매거진 중 하나인 Falstaff는 커피가이드에서 발타자에게 100점 만점에 93점을 주었다고 한다. 그중 커피 부분은 40점 만점에 39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커피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커피에 대한 부심도 커 보인다.
나는 발타자에서는 주로 멜랑쥐나 카푸치노를 마셨다. 바리스타들이 커피잔 위에 우유 거품으로 그려주는 그림만 봐도 커피를 눈으로 먼저 마시고, 혀로 음미하는 느낌이 들면서 ‘아. 대접받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참고로 발타자는 예수가 태어날 때 그 자리를 함께 지켰던 동방박사 3명 중 한 명의 이름이다. 황금을 바쳤다는 멜키오르, 유향을 바쳤다는 카스파르, 그리고 몰약을 바친 발타자이다. 그런 동방박사의 이름과 커피 가게 이름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저 우연의 일치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