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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Sep 19. 2023

쓰레기 소각장 님비 현상을 예술로 해결하다.

훈데르트 바서의 '슈피텔 나우 쓰레기 소각장' 재설계 프로젝트

오스트리아의 자연주의 예술가,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 중 하나. 슈피텔나우 쓰레기 소각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비엔나 중심가에서 전철로 4~5 정거장 떨어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이다. 1969년부터 비엔나의 가정용 폐기물을 태워서 소각하는 시설로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1987년 대형 화재로 많은 구역이 파괴된 결과 소각장의 기능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는데 비엔나 시에서 훈데르트 바서에게 의뢰하여 리모델링을 의뢰해서 아름다운 건축물로 재탄생되었다.


자연주의 예술가인 훈데르트 바서는 이 쓰레기 소각장이 내뿜는 연기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소각장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어서 처음에는 시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하지만, 당시 최고의 유해가스 정화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쓰레기 소각장으로 설계하자고 약속하고, 비엔나시민 6만 세대에 난방용 열을 공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리모델링에 동의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거의 시내 한복판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고 하면 집값 걱정에 어떻게든 교외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했을 텐데, 친환경 기술과 예술로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되었다. 전 세계에서 매년 50~60만 명의 사람들이 이 슈피텔나우 소각장을 보러 온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와 같은 지자체에서 이 소각장 사례를 배우기 위해 많이들 방문한다고 한다.


멀리서도 볼 수 있기에 짧게 여행하는 사람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일부러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사진으로나마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형형색색의 타일, 마치 나무의 뿌리를 연상케 하는 비엔나 에너지공사의 벽면 장식, 과거 직선의 창문을 거부하고 곡선을 도드라지게 만든 창, 흡사 그 옛날 공주와 요정들이 살았을 것 같은 전체 전경. 그리고 배경에 드리워진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 모든 것이 조화롭게 훈데르트 바서의 예술혼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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