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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Aug 21. 2022

스페인: 스페인 국기 문양 이해하기 #1

엉뚱하지만 새로운 나라나 도시를 가면 가이드 투어를 하자

2011년 스페인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드리드에서 공식 회의를 한 후 세비야 인근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를 방문할 목적이었다. 그때 잠깐 짬을 내서 세비야 대성당과 세비야 있는 과달키비르 강변에 있는 식당에서 당시 세비야에 유학하고 있던 직원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또 짧은 일정으로 세비야를 갔다.


이번에는 세비야를 제대로 감상해 보자 싶어 출발 전에 가이드 투어를 예약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예약자가 나 혼자 밖에 없다 해서 그러면 투어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그 가이드 분은 '혼자여도 가이트 투어는 해 드리겠다' 해서 나 혼자 단독으로 3시간 반 동안 시티투어를 했다. 그때 들은 스페인과 세비야 얘기 중에 스페인 국기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스페인 국기는 1785 카를로스 3세가 해군기로 사용하기 위해 최초로 제작했다고 하며, 1843 이사벨 2세가 군대 깃발로 사용한 이후로  스페인 국기로 사용해 왔다.  국기는 크게 위아래가 붉은색, 가운데가 노란색으로 배치가 되어 있다. 오스트리아 국기가 아래위 빨간색, 중간이 흰색인 것과 대조된다. 스페인 국기에서 빨간색은 스페인을 지키다 희생된 사람들의 피를 의미하는데, 스페인 사람들의 희생 정신과 정열을, 그리고  사이 노란색은 스페인 영토, 특히 신대륙을 발견해서 쌓은 부를 의미한다.


출처: 네이버 '봄산처럼'님 블로그

가이드분께서 해 준 얘기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스페인 국기에서 스페인 영토 안에 있는 문양에 대한 이야기이다.


맨 먼저 가운데 있는 방패는 크게 4개 왕국의 문양을 모아뒀다. 이 4개 왕국은 스페인 왕국이 통일 이전에 스페인 영토에 존재했던 4개 왕국이다. 성 모양이 까스띠야 왕국, 불을 내뿜으며 왕관을 쓴 사자 모양이 레온 왕국, 빨간색과 노란색 세로무늬는 아라곤 왕국, 그리고 황금색 쇠사슬 무늬는 나바라 왕국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네 왕국의 한가운데에는 세 송이의 나리꽃 모양이 있는데, 과거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상징이다. 이는 과거 스페인 왕실이 부르봉 왕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 나리꽃은 캐나다 퀘벡에 갔을 때 많이 본 기억이 있다. 퀘벡은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의 도시로 캐나다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고 들었는데, 그 프랑스의 문화와 역사는 과거 부르봉 왕가의 전통과 역사가 내려온 것임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네 나라의 문양은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에 가면 또 볼 수 있다. 스페인 광장에는 박람회 장으로 쓰였던 건물로 가려면 네 개의 다리 중에 하나를 건너야 한다. 그 네 개의 다리에는 각각 다른 문양의 타일들로 장식되어 있는데, 그 타일에 네 왕국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스페인 광장 앞 네 개의 다리는 각각 네 개의 왕국을 상징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스페인 광장의 설계에 얽힌 스페인의 역사. 혼자서 블로그를 통해 공부해서야 얻을 수 없는 지식인 것이다.


다시 스페인 국기 문양으로 돌아가 보자. 방패 맨 아래에는 석류꽃이 한송이 피어 있다. 석류는 그라나다 왕국을 상징한다. 그라나다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석류를 의미한다.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하다. 몇 년 전 현빈, 박신혜 주연의 '알함브라의 추억' 드라마 속 배경이 된 곳이다. 이 그라나다 왕조는 이사벨 1세 여왕과 페르난도 2세와의 전투에서 패한 후 궁전의 열쇠를 넘겨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왕조이다. 그 스토리가 스페인 광장의 한편에 타일로 그려져 있다.

스페인 광장 건물의 만 아래에는 요즘 용어로 하면 각 도시별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각 도시의 역사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그림이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그 양쪽에는 벤치가 만들어져 있어 그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상품 설명회(?)나 1:1 상담회 같은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중에 그라나다 부스 뒤에 있는 그림이 당시 그라나다 왕국을 지배하던 술탄이 그라나다의 열쇠를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에게 넘겨주는 장면이다. 스페인 광장만 해도 알고 보면 참 볼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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