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유튜브 애니살롱 이서현 인터뷰
“물리는 것보다 무서운 건 포기”라고 말하며, 버려진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애견미용사 애니살롱 이서현 님을 만났습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는 반려견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이어가는 도전의 의미를 들어보았습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애니살롱과 애견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서현입니다.
Q. 오늘 함께한 강아지 보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보리는 메일 제보로 알게 된 아이예요. 보호자분이 유기견을 입양했는데, 입질이 있어서 미용실마다 거부당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 부탁이 들어왔고, 오늘 직접 만나게 됐어요. 그래도 보리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아서 즐겁게 잘 마무리했어요.
Q. 미용을 거부하거나 입질이 있는 아이들을 다루는 서현 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많은 분들이 ‘기선제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아이들이 거부하는 건 경험이 부족해서 생기는 반응일 뿐이에요. 그래서 저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괜찮아, 아프지 않아”라고 안심시켜주면서 기다려요.
그러면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돼요. 결국 노하우라면 항상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예요. “나도 이러면 싫겠다”라고 이해하고, 끝까지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거죠.
Q. 애견 미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원래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집안 형편상 쉽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잡지에서 ‘애견미용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그 순간 “이거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Q. 매일 강아지들을 만나시는데, 직업 만족도는 어떠세요?
A. 최상이에요. 어릴 때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했고, 꼬질꼬질하던 아이들이 예뻐져서 나가는 걸 보면 정말 행복해요. 애교 부리는 모습 하나에 피곤함도 다 잊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Q. 유기견 미용 봉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A. 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면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호소 소장님들이 연락을 주시고, 이제는 전국에서 제보가 들어와요. 그래서 ‘유기견 미용 전문’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게 된 것 같아요.
Q. 봉사하시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반대로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유기견들은 아픔이 있어서 사람을 경계하거나 적대적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미용이 쉽지 않고 늘 어려워요. 하지만 어렵게 미용한 아이가 예뻐지고, 입양돼서 좋은 집에 갔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가장 행복해요.
Q. 유기견 미용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나요?
A. 작년 여름, 산속에서 구조된 누더기 푸들 두 마리를 제보받고 급하게 미용한 적이 있어요. 털은 엉켜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상태는 정말 심각했죠. 너무 안쓰러워서 보자마자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그날은 도와줄 사람을 구할 겨를도 없어 혼자 6~7시간 동안 아이들을 손질했는데, 다행히 두 아이 모두 좋은 집에 입양을 갔어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그 어떤 순간보다 뿌듯했어요.
Q. 스스로 정말 용감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나요?
A. 사실 매 순간 용기가 필요해요. 미용을 할 때마다 ‘오늘은 어떤 친구가 올까, 혹시 물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늘 있지만, 그럴 때마다 “일단 해보자” 하고 도전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매일이 용감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제 목표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애견 미용을 배우러 찾아오는 아카데미를 세우는 거예요. 또 어쩌면 허황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사자 갈기도 다듬어보고 싶어요. (웃음)
Q. 서현님에게 도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해보기나 했어?”라는 정주영 회장님의 말을 정말 좋아해요. 제 첫 도전은 책 쓰기였는데, 처음엔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3년 동안 세 권을 냈고,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반응을 얻었죠. 안 했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뻔했어요. 그래서 저한테 도전은 결국 망설이지 않고 그냥 해보는 거예요.
Q.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첫발을 내딛는 게 제일 어려워요. 그런데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목표를 세워두면, 그 한발이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목표를 세운 후 망설이지 말고 꼭 도전해 보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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