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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이틀 된 신발로 무리하는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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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홍대의 한 언더그라운드 공연장.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벽을 뚫고 피어난 꽃처럼, 한 밴드의 거친 사운드가 홍대 골목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날의 주인공은 청춘의 낭만과 날것의 에너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개러지 록 밴드 투데이올드스니커즈.


우리는 ‘펭귄 신드롬!’ 쇼케이스를 앞두고 리허설에 몰두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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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밴드와 멤버분들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틀 된 신발로 무리하는 애들, 2 day old sneakers입니다.


노래하는 심도언, 드럼치는 손민욱, 베이스 치는 김가영, 기타 치는 이지호 총 4인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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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라는 밴드 명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거창한 의미가 담겨있지는 않고요.


만화 심슨가족에 나오는 캐릭터 번즈가 파산하자 번즈가 사준 신발을 신고 있던 동네 주민이 "이틀이나 된 신발을 더 이상 신을 수 없어!"라는 말을 내뱉는데, 이 대사가 재밌다고 생각해서 팀 이름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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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매한 EP 앨범 ‘펭귄 신드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EP '펭귄 신드롬!'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날 펭귄이 되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고, 수록된 모든 곡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동안 사랑 노래를 많이 써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사랑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넓게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사랑에 미친 것처럼 펭귄에 미친, 그렇게 증후군이라는 단어까지 붙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작업은 저희 멤버들에게 조금은 큰 도전이었는데요. 기존에 발매했던 음악보다 리스너들이 더 편하게 들을 수 있게 해보자고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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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각자 다양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beck이라는 만화책을 보다가 기타를 처음 시작한 친구,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라이브 공연을 보고 드럼을 시작하게 된 친구,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레 음악을 많이 접하면서 음악의 길로 들어선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은 달랐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 상상하고 있는 황홀한 순간들을 2 day old sneakers 활동을 통해 이뤄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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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현대 소설과 같은 앨범 소개 글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델리 펭귄’과 ‘도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앨범에서의 화자는 ‘정원’이라는 인물인데, ‘도화’는 정원이가 많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잠의 문턱’이라는 곡에서 도화와 정원은 서로 팔베개를 하고 침대에 누워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잠에 빠지는데요. 이때 도화가 정원이에게 ‘펭귄이 될 거야.’라고 얘기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도화가 갑자기 사라지자, 정원이는 도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펭귄’이 되었다고 믿게 됩니다.


아마도 정원이에게 ‘아델리 펭귄’은 사랑하는 ‘도화’의 부재로 인한 아픔을 잊게 해주는 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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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전반적으로 철학적인 가사들이 눈에 띄는데요, 평소에 어떤 생각들을 즐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렇게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세상을 둘로 나누어 보는 것을 경계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스펙트럼과 가능성이 펼쳐져 있는데, 우리의 편의를 위해 이분법으로 세상을 갈라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조금의 편의를 얻는 대신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의 삶들이 희생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분법을 모호하게 하는 것들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주고 살아가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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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행복이 가득한 팀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우리 노래를 듣고, 공연을 볼 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멤버들도 행복했으면 좋겠고요. 우리 노래를 듣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좋은 노래로 더 편안하게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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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을 듣는 청춘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침 일찍 운동화를 신고 문밖을 나서는 것, 조금 더 책상에 앉아서 할 일을 마치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관심을 주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위대한 도전을 실천하세요.


사소한 도전이 쌓이다보면 무리를 향해 바다로 돌진하는 위대한 퍼스트 펭귄처럼 단단한 우리를 만들 겁니다.


행복과 사랑 잊지 마시고, 멋있게 도전하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2 day old sneakers도 언제나 멋지게 도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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