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거야.
깊디깊은 심해 바다같이 아니 끝이 없는 우주처럼 인간의 마음은 알 수 없다.
당연한 이치인걸 알지만 매번 그런 사실들을 접할 때면 '아차' 싶다가도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사회생활 수십 년을 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내가 믿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나 또한 상처를 줬을 것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인간사 라고 하지만 그저 새로울 뿐이다.
어떤 상대로부터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를 구하면 나는 그가 원하는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위로를 한답시고 욕도 들어주고 욕도 해준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힘들어하면 앞장서서 나서주고 위기에 처하면 돌파구를 만들어 준다. 그렇게 해결을 해주고 상대가 편안해지는 것을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막상 욕 했던 사람 앞에서 세상 깍듯하고 예의 바르고 눈빛에서는 존경의 초롱초롱함까지 발산한다.
아! 그랬지. 상대도 나와 똑같은 생각일 거라는 이런 멍청한 생각을 버리자고 몇 번을 말했던가.
그렇다고 그 사람의 예의바름에 질색한 건 아니다. 그저 다시 깨달을 뿐이다.
사회생활에서 순진하고 순수한 건 다 쓰잘대기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아직도 사춘기 아이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겉과 속이 똑같아야 좋은 걸까? 아니라는 걸 안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사람 앞에서도 친절할 수 있고 예의 바르고 우아해야 한다.
그러기로 작심했고 실천하려고 하지 않았나? 표정관리 할 수 있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단단하게 있을 수 있는 철든 어른으로 살기로 했었다.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예의 바른 것은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단하다 생각하며 상대를 관찰하게 됐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 목표가 있다.
우리네 인생은 조용한 아우성 속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것 아닌가.
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욕망으로 너보다 더 명예롭고 위대해지고 싶은 욕망으로.
하아... 모든 욕망들을 인정한다. 그저 그런 욕망들이 나와는 같지 않음을 인정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