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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Apr 13. 2022

'전력투구' 추억을 떠올리는 분들에게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야구 에세이를 읽고


어렸을 적 부터 야구와 인연이 많았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녔던 학교에 모두 야구부가 있었고, 초등학교 때 방과 후에 운동장에서 같이 놀았던 친구가 어느덧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기도 하다. 학생 야구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내 학창시절 고교야구를 보러갔던 추억들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읽으며 다시 한번 떠올랐다.


2011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당시 충암고 소속 내 친구와 내기를 걸었다. "너네 학교가 만약 결승전에 진출하면 꼭 보러갈게". 그런데 정말 충암고는 쟁쟁한 팀들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고, 독서실을 뛰쳐나와 잠실야구장에서 결승전을 지켜본 일이 있다. 충암고는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우리학교 경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포효와 세레머니, 불타는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 느낌은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도 잘 느끼지 못했던 일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고교야구와 프로야구의 가장 큰 차이는 '관리의 여부'다. 선수층이 얇은 아마야구는 일부 선수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투혼으로 포장되지만 무모함, 혹사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낭만적인 야구이야기는 프로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일본의 '고시엔'이 프로 경기보다 더 많은 관중들을 이끌어내는 것도 고시엔에서만 볼 수 있는 선수들의 투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는 모르는 사람에게 룰도 알려주기 쉽지 않은 종목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세세한 장면 묘사로 감성을 전달하는 것 또한 어렵다고 생각했다. 야구를 잘 알지 못하거나, 혹은 갓 야구에 입문했다고 하더라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주인공인 강파치 스토리에 푹 빠져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은 내가 개척해나가는 거야. 나도 할 수 있다". 야구를 직접 하다보면 매 순간 생각하고 승부에 대한 마음가짐이 바뀌게 된다. 특히 타석에 서서 2스트라이크를 허용하면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에 더욱 과감해지고 도전적인 생각이 든다. 야구를 많이 보고, 또 직접 즐겨보기도 하면서 야구의 흐름을 인생에 많이 비유하곤 하는데, 실제로 야구가 내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야구를 쓰고, 야구를 말하고, 야구를 표현하는 전력투구를 경험했었다. 아직은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은데, 또 다른 구종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된다. 주인공처럼 원없이 야구를 즐기고 이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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