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km 예측할 수 없는 일상

연속된 악재와 차분한 대처법

by 미스터 엄

1) 연속된 악재와 대처법


살다 보면 별일 없이 무탈한 일상만 계속되는 때도 있고, 좋은 일만 생기는 때도 있다. 또, 가끔은 안 좋은 일만 생기는 때도 있다. 2025년 8~9월에는 안 좋은 일만 몰려왔다.


기존 마라톤 부상 치료 외에 음식점 치아 파절 사건, 추가 임플란트 수술, 민사소송, 집 누수까지 한 번에 몰려온 것이다. 악재에 악재가 더해지니 스트레스가 지수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


2) 음식점 치아 파절 사건과 민사소송


2025년 8월, 어느 여유로운 일요일.집 근처 중국집에서 콩국수와 군만두를 먹고 있었다. 군만두를 먹던 중 “와 자작”하는 소리와 함께 이물질이 느껴져, 바로 냅킨에 뱉어냈다. 당시 음식 속을 일부러 들여다보지 않았다. “치아가 부러진 것만 아니면 되지 뭐”하는 마음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집에 와서 양치하려 거울을 보니 어금니 크라운이 날카롭게 잘려 있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식당과 집에서 찍은 음식 사진과 치아 사진 등 증거도 남겼다.


다음 날 반차를 내고 집 근처 치과를 방문했다. 치과의사는 외상성 충격에 의한 크라운 파절이라 진단했다. 파노라마 사진에서 뿌리 파절이 없으므로 크라운 치료만 하면 된다고 했다. 만약 뿌리가 다쳤다면 발치 후 임플란트가 필요했다. 식당에 청구해야 한다고 하자, 치료 중 사진을 꼼꼼히 찍어주고 진단서와 치료 계획서도 챙겨주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중국집 사장님께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증거 사진과 진단서, 치료 계획서, 경위서도 전달했다. 사장님은 이물질로 인한 파절을 인정하고, 보험 처리 방법도 안내했다. 군만두는 납품받는 상품으로, 우선 군만두 납품회사에서 보험 처리를 하고, 안 될 경우 중국집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약속받았다.


며칠 후, 군만두 납품 회사 직원이 중국집에 다녀갔다고 했다. 그런데 이물질이 없으면 보험 처리가 힘들다면서, 내가 이물질을 뱉는 CCTV 영상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중국집 사장님께 드린 서류는 보험사에 청구하기 위한 서류라 최대한 꼼꼼히 작성해 드렸다. 그런데 그 서류로 트집을 잡았다고 한다. 법조인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너무 잘 작성했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결국 군만두 납품회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당황한 중국집 사장님은 중국집 보험으로 접수해 주셨다. 손해사정사가 중국집에 방문해 실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부지급’으로 나왔다. 사유는 군만두는 납품받는 게 분명하고,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서 군만두 납품회사 보험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중국집 사장님 모두 군만두 납품회사 직원과 통화를 했고 보험 처리를 요구했다. 통화 및 문자로 분명하게 언급했다. 미처리 시 민사소송으로 진행하겠다고 말이다. 책임 회피와 거짓말이 난무했고, 결국 나는 생애 처음으로 소장을 작성하고, 증거 자료를 정리했다. 관련 민법과 제조물 책임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글을 다듬어 소장을 최종 접수했다. 다양한 증거 자료 중 중국집 사장님의 진술서와 만두 납품 중지 관련 부분이 힘을 실어줄 듯하다.


치료비 및 근로 손실 비용, 위자료까지 100만원 조금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분명히 할 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호사 없이 나 홀로 소송이지만 자신 있다. 일과 연애, 인생에서 회피하는 것을 싫어한다. 법과 상식 안에서 정당하게 권리를 찾는 것이 어른다운 모습이 아닐까.


30대 초반, 회사 일로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다녀오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어 법원에 갔다. 회사 재판을 기다리던 중, 나 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중년 아저씨를 보고 생각했다. 살다가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는 저렇게 혼자 당당하게 소송도 할 줄 아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다고. 그때가 지금이다.


소액 민사가 꽤 밀려 있어 송달, 답변서, 준비서면, 변론기일, 확정판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진행해 놓았으니 이제 마음이 좀 홀가분하다.


3) 크라운 교체, 임플란트, 집 누수


치과에는 3번 방문 후, 크라운을 교체했고 불편함은 없다. 크라운을 씌운 치아는 뿌리 손상이 없어 다행이다. 뿌리가 손상되면 발치하고, 임플란트 수술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크라운 파절로 인해 치아 사진을 찍었을 때 반대편 어금니 뿌리가 완전히 파절되었다. 뿌리가 파절되면 살릴 방법은 없다고 한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발치 후 임플란트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 부분은 ‘민사소송 보정서’를 통해 추가로 다퉈볼지 고민 중이다. 사건 해결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미 진행 중인 ‘크라운 파절 소송’이 끝난 후 발치 및 임플란트 수술에 관한 건을 별도로 소송하려 한다.


미우나 고우나 내 치아인데 발치하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잇몸을 열고, 자가혈과 뼈이식 재료를 넣은 후, 드릴로 픽스처(인공치근)를 잇몸 안에 삽입한다. 마취가 풀리자 꽤 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당분간 모닝커피, 뜨거운 음식, 술, 딱딱한 음식은 금지다. 거기에 치과를 신촌으로 다니다 보니 잠실에서 퇴근 후 신촌에 들렀다가 분당으로 오는 여정이다. 시간, 에너지, 돈, 정신적 스트레스가 꽤 크다.


임플란트는 자기 치아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염증에도 취약하다. 그래서 임플란트 주위염이 자주 발생한다. 그럴 경우 잇몸뼈를 갈아낸 후, 픽스처(인공치근)를 제거하고 염증을 제거한다. 그 후 뼈이식을 하고, 임플란트를 재식립하게 된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 그것도 내 잘못이 아닌 군만두에 들어있던 이물질로 인해서.


현재 살고 있는 집 화장실 세면대와 메인 배수구 쪽 누수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다. 진척이 없어 집주인에게 괜찮은 누수 전문 업체 사장님들을 추천해 드리기도 했다. 사실 자가라면 윗집에서 해결해 줘야 할 이슈라 바로 요청했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머리가 아프긴 하다. 그래도 이 또한 난이도 있는 부분도 아니고, 화장실 누수라 심각한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거실이나 방 누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불행 중 다행이다.


4) 문제의 우선순위와 해결 전략


우선순위는 아래와 같다.

① 마라톤 부상 치료

② 임플란트

③ 민사소송

④ 집 누수

⑤ 크라운 파절 교체: 완료


집중해야 할 것은 ‘마라톤 부상 치료’와 ‘임플란트’였다. 건강과 직결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사소송은 꼼꼼히 준비해 소장 접수를 마친 상태라 진행 상황에 맞춰 대응만 하면 되고, 추가 소송 예정 건은 법리 검토 후 진행하면 된다. 집 누수는 집주인에게 계속 요청 중이니 해결하면 된다. 거실이나 방 누수가 아니라 심각한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할 일을 생각하다 보니 하나씩 해결된다. 내가 “대체 왜 이런 짜증 나는 일들이 한 번에 몰리는 거야. 정말 거지 같네.”라고 생각했다면 점점 더 부정적이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졌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 마라톤인데 두 다리까지 부상으로 묶여 있으니 분명 더 짜증 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나를 악순환의 가장 깊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고, 해결된다는 마인드가 무의식에 각인되어 있으니 하나씩 술술 풀린다. 사람은 미분화된 경향성과 각자 가진 스트레스 지수의 합에 따라 누구는 무너지고, 누구는 타격을 덜 받는다. 그렇지만 마인드셋을 통해 얼마든지 악순환이 아닌 선순환의 틀에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도 그런 사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