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변화의 선물
사람마다 크던 작던 고정관념이 있을 것이다. 사람 사이에 대한 고정관념, 루틴에 대한 고정관념 등. 나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갖는 고정관념 하나가 있다. 1년 내내 야외에서 운동하다 보니 날씨에 특히 민감한 탓일 것이다. 또 겨울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11월 초는 대한민국 3대 마라톤 중 하나인 JTBC 마라톤이 열리는 시기이고, 11월 중순에는 수능이 치러진다. 이 사이 급격한 추위가 찾아온다는 것은 사실이자 나의 고정관념이다. 말 그대로 급격한 추위가 찾아와 날씨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운동복 차림도 마찬가지로, 너무 두꺼우면 불편하고 얇으면 추위에 떨기 쉽다.
매년 이 사실이 맞았는데 올해는 빗나갔다. 심지어 수능이 끝났는데도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기후가 점점 변해가는 영향일까, 아니면 올해만 이렇게 흘러가는 건가 궁금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좋았던 일과 좋지 않았던 일이 있을 것이다. 다음은 내가 몇 년 전 11월의 겨울에 작성한 일기다. 살아가며 여러 변수가 생기더라도 노력으로 행복한 기억을 쌓아가며 더 기대되는 11월을 만들고 싶다.
“11월의 어느 겨울 출근길, ‘갑자기 따스해진 날씨’가 하늘에서 아버지가 선물해 주신 것 같아 아버지 생각이 났다. 그래서 2022년 가을 그때처럼 작은 용기를 내보았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자주 가던 공원에서 마라톤을 다시 시작했던 순간처럼.
‘따스한 날씨’에 ‘따스하지만 아픔을 주는 곡’을 들어도 좋았던 출근길이었다. ‘아픔을 주는 곡’이 ‘따스한 날씨’의 선한 영향력을 받아 그 품에 포근히 안기는 느낌이었다. “내면이 많이 단단해졌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여름과 겨울이 강렬한 영향으로 긴 시간을 지배하는 동안, 봄과 가을은 그 사이에 숨 쉴 틈과 변화의 생명력을 가져다준다. 온전한 1년이 되려면 봄의 황사와 꽃샘추위를 거쳐 맞이하는 포근한 봄, 장마를 거쳐 맞이하는 쨍쨍한 여름, 쨍쨍함과 선선함을 동시에 선물해 주는 가을, 하얀 눈이 내려 잊혀질 무렵 또 눈이 내리면 새하얗게 되는 풍경이 이쁜 겨울이 필요하다.
각각 장단점이 명확한 계절이 있어서 참 소중하다. 막상 그 계절을 지나고 나면 더 그리워지는 그런 마음. 4계절의 축복, 4계절의 추억, 4계절의 노력. 작은 행복이 4계절의 일상에 녹아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