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01.07/일)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오늘은 별이가 아침부터 종횡무진 못살게 군다. 자는 내 귀에 '냐옹'하며 울고 깨문다. 일어나서 밥과 물이 있나 보고 다시 잠들었다. 내 옆에 앉아서 자는 나를 째려보더니 또 귀에 대고 '냐옹'하며 울어댄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일어났다.


극심한 불안증은 오전이 가장 최고치로 올라간다. 그래서 저녁 안정제를 반으로 쪼개 아침에 한 알 반을 먹고 저녁은 책을 읽으면 불안증을 다스리다 잠든다. 그런데 오늘은 종일 과호흡과 극심한 불안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몸이 힘들어도 다른데 신경을 쓰려고 책장을 정리하고 부엌을 정리했다. 애기 밥을 먹이고도 점점 숨이 더 거칠어지고 있다. 지금도 나는 없는 산소를 갈증 하듯 숨을 갈구한다.


늘 부모의 임종을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고통은 정말이지 견디기 너무 힘들다. 불안해서 아빠 병원에 전화해 보니 아빠는 일반인에 산소포화도에 60%도 못 미치신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가 자꾸 산소호흡기를 몰래 빼놓는다고 한다. 발견할 때마다 해드리지만 답답하다고 자꾸 빼신다는 거다. 그래서 그런 건가. 마치 아빠의 거친 호흡이 전달되는 듯 숨쉬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왜 그러시는 건지 아빠의 진심을 알 길이 없다.


간호사분들이 환자분 보호자 분들이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고 볼멘소리를 하셨다. 이해한다. 자식도 많은데. 매일 다 따로 전화를 하니 일도 많은데 같은 말을 해주기도 지치실 거다.


"보호자분 한분이 좀 공유하셔서 같이 아시면 안 될까요? 저희도 일이 많아서요"


죄송합니다만 연거푸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한 명이 전화해서 공유할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더는 견딜 수 없어 수면제를 강하게 먹었다. 잠들었다 깨어나야만 숨 쉴 수 있을 듯하다.


불안가 가라..

이젠 네가 너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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