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01.19/금)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요즘은 음악에 자주 끌린다. 해야 할 일과 끌리는 일이 다르다. 이럴 땐 해야 할 일을 해야겠지만 몰입이 잘 안 된다.
아이가 공부를 강제로라도 시켜달래서 하루에 두 번을 시험시간(45분)에 맞혀 가르치고 있다. 생각 외로 반항이 크지 않고 내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나는 아이와의 트러블이 제일 리스크가 크다. 다행히 사춘기가 끝나가는 무렵이라 고맙기까지 하다.
하루가 참 별 의미 없이 지나가는 게 싫다. 그런데 내 건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가 않은 게 참 슬프다. 답이 없는 질문에 답을 요하는 나의 의식이 참 힘들다. 왜 나는 내 힘이 닿지 않는 일에 끝이 그리 궁금할까.
예를 들면 언제 우울증과 건강이 돌아올지.
애도의 고통은 나에겐 얼마나 가는 건지.
나는 언제쯤 내가 원하는 삶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건지.
이런 정답이 없는 일에 답답함을 느낀다. 다르게 생각하면 벗어나고 싶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삶이 맘처럼 되지 않는 것은 나도 이미 생에 반은 살아봐서 알지만 매일 맞는 오늘은 늘 처음이라 그런가 보다.
예전에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부인이 치매환자라 남편을 기억 못 한다. 매일 남편을 보고 처음 만났을 때의 대화를 하고 반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우리의 삶도 그런 거 같다. 우리는 기억하는 거 같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은 처음인데 어제는 어디에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