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옛날 어느 날,
한 마리 거미가 있었어요.
거미는 아주 조용하고 부지런한 아이였어요.
아침이 오면 실을 한 올씩 꺼내어
작은 집을 짓기 시작했죠.
바람이 불면 집이 찢어지고,
비가 오면 집이 흩어졌지만
거미는 다시 그 자리에 앉아 새 줄을 엮었어요.
사람들은 몰랐어요.
왜 그렇게 작고 약한 몸으로
하루 종일 집을 짓는지.
하지만 거미는 알고 있었죠.
“무너져도 괜찮아.
다시 지으면 되니까.”
그 말은 아주 작았지만,
바람보다 오래 남는 소리였어요.
어느 날,
우리 집 처마 밑에도
거미가 살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말했죠.
“저 거미 좀 치워야겠다. 보기 싫잖아.”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물에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걸 보니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거든요.
며칠 뒤, 거미는 사라졌어요.
엄마가 빗자루로 쓸어버린 모양이에요.
그 자리는 텅 비어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놀랍게도
그 자리에 또 새 줄이 매달려 있었어요.
얇고 투명한 실 하나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어릴 적 불렀던 노래가 떠올랐어요.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그때는 그냥 장난처럼 불렀는데,
이제는 그 말이 참 다르게 들렸어요.
거미는 헌집을 버리고 새집을 짓지만,
사실은 늘 같은 자리에 있었어요.
무너져도 포기하지 않고,
흩어져도 다시 잇는다는 건
어쩌면 살아간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나는 요즘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거미를 떠올려요.
“괜찮아. 다시 지으면 되니까.”
저녁이 되자,
처마 밑에 거미가 또 나타났어요.
실 한 올이 바람에 흔들리며
작은 빛을 품고 있었죠.
엄마가 부엌에서 말했어요.
“거미 또 생겼니?”
나는 웃으며 대답했어요.
“응, 근데 이번엔 그냥 두자.
그 집은 이제 우리 집 같아.”
거미는 그렇게
또 하루를 지었어요.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묵묵히 실을 이어가며.
그 모습이 꼭
삶을 짜는 사람 같았어요.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그건 거미의 노래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