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우며 느끼는
내 마음에 청개구리가 산다.
분명히 공모전 글을 쓰고 있는데, 딴 때보다 10배는 다른 글이 떠오른다. 계속 장난치는 글이 쓰고 싶고, 시가 쓰고 싶다. 내가 몇 살인데 이러나 싶기도 하고, 예전 같지 않은 집중력에 답답하기도 하다.
마치 시야 검사할 때 중앙 십자가 빛만 보아야 하는데 자꾸 동공이 주변 빛들을 따라가는 느낌이다. 다른 글감들이 비문증처럼 떠다닌다. 차라리 뭘 먹고 싶은 거면 났겠는데, 글대 글이 붙는다니. 이것 또한 곤란한 상황이다.
24시간 시끄러운 윗집 할머니 덕분에 우리 동이 난리가 났다. 참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밤낮으로 민원을 넣는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 집은 바로 아랫집이라 작년에 고통을 많이 호소하다가 이제는 포기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만 관리 사무실에 민원을 안 넣으니 혹시 우리 집인가하고 의심하는 전화가 왔다. 우리집만 민원이 안 들어오니 윗집 아니면 우리집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난 진짜 아닌데. 불 켜놓고 글만 썼는데. 이제는 눈치가 보여 불도 못 켠다. 불 켜진 집이 문제의 집이라고 할까 봐.
난 이 새벽에 반딧불이 같은 등 하나 켜고, 낙엽 하나 뒤집어쓰고 도망 댕기는 개구리와 밤새 잡기 놀이를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