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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Jun 06. 2023

사랑의 세대차이

수필통


세대차이일까?

사랑의 방식이 달라진 걸까?

요즘 예능 프로들을 보면 연애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연애와 사랑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내가 알 수 없는 날에 소나기처럼 내리는 비가 사랑이다. 둘만의 서사가 무지개처럼 피어 색색의 추억을 저장하는 일이 사랑이다.


요즘세대들은 서로가 그 프로그램에 못 나가서 안달이라고 한다. 커뮤니티에만 봐도 그런 프로에 나가고 싶다는 글이 수두룩 하다. 스펙이 부족해서 못 나간 다는 사람들을 보니 과연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 것인가 궁금해졌다.


하다 못해 내 동생도 나가고 싶다고 말해서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내 동생의 지인들은 벌써 신청까지 했다가 스펙에서 안 됐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왜 나의 사랑의 대상을 거름망에 거른 사람들 중에서 구하려고 하는 걸까.


어떤 사람에게 어떤 서사가 깃든 줄 알고 말이다.


거름망의 크기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니 슬픈 일이다.


이런 내가 꼰대인가?


“음, 인정”


좋다. 나는 꼰대이다.


내가 요즘 세대들에게는 꼰대라고 불리는 건 상관없다. 꼰대 입장에서 말하자면 지금 일어나는 현상은 이상현상이다. 그러나 젊은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만 세상이 문제이다. 정말 사랑해서 결혼을 해도 성격차이, 경제적 문제로 이혼하기가 일쑤이다. 하물며 결혼해서 한 번도 안 싸우는 집도 드물다.


만약 아기라도 낳게 되면 부모라고 불리는 순간부터 깨진 항아리에 돈을 채워야 한다. 시대에 맞춰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부모 키보다 돈 보따리가 높아야 한다. 그러니 사람들의 생각이 사회적 문제와 같이 바뀌는 일은 지당한 일이다.


그걸 보고 자란 세대들은 애초부터 무리를 잘 먹일 수 있는 사자를 우세할 수 있다. 본능이 먼저인 게 뭐가 문제인가. 다만 무리를 지키는 사자의 크기와 힘만 보는 게 문제이다.


얼마나 무리를 잘 이끌 수 있는 소양을 갖췄는지, 독재자는 아닌지, 폭력적이지는 않은지를 보지 못한다. 수사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암사자의 초원의 크기와 미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예쁜 암사자가 마음도 예쁘리라는 법은 없다.


마치 깨진 유리창의 법칙 같다. 사회의 균열을 틈탄 변수가 결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결혼은 끝이 안 좋을 수 있다. 서로의 내면을 보는 만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 문제가 심각하다.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의 삶으로 대물림 된다. 그래서 더 잘 만나야 하고, 더 많이 배려하고 아껴줘야 한다.


사랑에 서로의 서사가 빠진 게 문제이다. 비 오는 날에 흠뻑 젖은 모습을 보길 바란다. 지나가는 차량이 흙탕물을 퍼부었을 때의 모습을 보길 바란다. 대본 없는 사랑을 해보길 권한다.


그 안에서 당신들만의 서사가 새로운 색으로 피어나는 걸 보길 바란다. 바로 그때 상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사랑이란 인류의 시작이었다. 사람은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있어 살아남았고 발전했다. 사랑의 본질이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지킬 것도 없고 아낄 것도 없는 사람들의 세상이라. 얼마나 삭막한 사막이 되겠는가.


쉽게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자.  

누구나 보고 싶은 모습은 누구나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이다.


진짜 내면은 수박 꼭지처럼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보기 좋은 수박이 반드시 달지 않듯이 말이다.


진짜는 속살에 있다.

바나나 색이 노랗지 않고 하얀 것처럼~


맛있겠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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