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3.4/토)
어느 공황장애,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월요일이 이사하는 날인데, 금요일부터 아프건 반칙 아닌가? 토요일은 아침부터 목의 심각성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다. 얼른 주사도 맞고 처방도 받고 왔다.
초기 대응을 잘해서 독감 같은 놈인데 일반 감기로 누그러 틀린 것 같다. 아침 약을 먹고 일어났다 잠들었다를 4차례 했다. 그러고 나니 고요한 새벽이 되었다. 나는 이젠 쪼금 깨셩해졌다. 천장을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하루에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할까?
내가 하루에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난 목표가 있는가?
난 중요한 것은 머리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봤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몇 명일까?
그들이 떠난 세상을 나는 상상할 수 있을까?
내가 먼저 떠나서 그들이 아프면 어떡하지…?
삶은 도대체 무엇일까?
형벌인가? 축복인가?
왜 나는 이미 답을 아는 문제를 나에게 계속 물어보는 걸까!
잠시 제정신 돌아왔다고 별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휴~ 부디
올해에는 사색하는 여행을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막 떠들어도 좋고, 듣고 있어도 좋다. 혼자 생각하는 것도 좋고 바라만 보는 것도 좋다. 사색과 문학은 모두가 힐링이다.
예전에는 여행도 잘 다녔는데 이제는
쫄보가 되어서 밤에 편의점도 못 나간다. 이 등치에, 이 나이에… 쩝쩝쩝
나의 일 년 후
나의 오 년 후
나의 십 년 후
나의 삼십 년 후
과연 있을까?
만약 허락된다면 내가 죽기 전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살 자신이 없어서이다.
약이 또 올라온다. 나를 재우러..
토닥톡닥~~
영혜야 잘 시간이야~
눈꺼풀이 ㅅㄹㄹ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