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강약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다 경험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고하고 병원을 다니냐 아니냐의 차이로 나의 이야기와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로 구별되어 버리네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는지 모릅니다. 굳이 유지해야 할 필요를 못 느껴서가 아니라 더 이상에 선택의 여지가 없게 느껴져서겠지요.
저도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비슷한 감정이 자주 다가올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안 보이던 순간들이요.
생을 먼저 마감하신 분들을 보며 사람들은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깐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자식이 있는데 살아야지. “
“부모님은 어떡하라고 자식이 앞서가냐”
이런 생각이 드시지요?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이야기는 자살을 옹호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정확히 알려 드립니다.
제가 중증의 우울증(범불안장애, 과호흡, 공황장애) 신체통증을 겪으며 여러 번 어두운 그림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란 참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장 적절한 표현을 하자면..
[맨홀에 빠진 상태입니다]
맨홀에 빠질 때 엄마, 아빠, 가족들 어떻게 살지 걱정하며 빠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길 걷다가 빠지는 사건이잖아요.
그것과 같습니다….
혹여라도 이런 일을 경험하신 가족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이해와 위로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살다 보면 대처 가능한 사고도 있고 막을 수 없는 사고도 있잖아요. 우리가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겠지요. 사고 당사자분도 당신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르실 겁니다. 전혀 가족들을 사랑하지 않아서,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니 조금이라도 덜 아프셨으면 좋겠습니다. 사고였습니다. 갑자기 헤어 나올 수 없는 사고요.
자식도 배우자도, 사랑하는 사람도 모두를 생각할 겨를 조차 없이 땅이 꺼지는 상황입니다.
다른 분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그랬습니다.
아직 이런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병원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곤 꼭 가까운 주변에 알려야 합니다. 내가 많이 아프다고요. 내가 지금 심각하다고요. 그 말을 하는 게 얼마나 미안하고, 죄스러울지 압니다.
그래도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리곤 약으로 이틀이든 삼일이든 신경을 누그러트릴 만큼 주무셔야 합니다. 잠이 약입니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그 그림자는 한 발자국두 발자국씩 멀어져 갑니다. 그러다 보면 다시 맨홀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자살은 사건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는 천재지변과 같은 사건이요.
인생은 파도와 같다지만 때론 그 너울이 마을을 덮치고 내 삶을 몰수시키기도 합니다. 예고가 없지요. 나의 상태를 주변에 알리시길 바랍니다. 어떠한 파도도 함께 이겨내면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가 그럴까요? 저도 참 아프다는 말을 하는 게 죄스럽고 면목 없고 죄짓는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나의 가치는 다 한 거 같고,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 가족들이게 피해만 주는 거 같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제가 떠나고 나면 우리 아이에 엄마는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약을 먹고, 알리고 있습니다. 나는 아프다고요. 눈물이 나면 나는 데로 울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졸업식날도, 입학식날도, 상장을 타와도 함께 웃어 줄 엄마가 없다는 아픔을 아이에게 주고 싶지 않아서요.
살면서 몇 번은 삶에 고비가 오겠지요. 이번에도 험한 언덕을 지나나 보다 생각하려 합니다. 아랫마을에서는 큰 잔치가 열렸기를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