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6.29/목)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우울증_수면제를 먹고 글을 쓰면 안 돼>


먹구름이 다시 찾아왔다. 덕분에 동네새들이 조용하다. 새들이 조용하니 별이가 5시부터 들들 볶아 된다. 가끔 생각한다. 넌 전생에 내 웬수였을지도 몰라. 우린 이렇게 안 맞아도 그냥저냥 7년째 살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고양이 통역기가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젯밤 쓴 글을 보니 맞춤법이 많이도 틀렸다. 평소에도 덜렁여서 잘 틀리는데 수면제를 먹고 썼더니 더 많이 틀린 게 보였다. 부끄란 마음에 부랴부랴 수정 발행을 눌렀다.


수면제의 장점을 알았다. 수면제라고 잠을 더 자게 해주지는 않는다.(내경우에는 그랬다) 그런데 다음날 우울증, 공황, 불안장애가 덜하다. 훨씬 덜하다. 그래서 다음날 마음이 좀 더 편안하다. 그렇다고 약에만 의존할 수 없으니 매일 먹지는 않는다.


어제는 먹어두길 잘한 거 같다. 비도 오고 집도 습하다. 보일러를 틀면 더울까 못 틀겠고, 에어컨은 아직 고쳐야 한다. 에어컨에

제습기능이 같이 있으니 제습기도 못 돌린다. 우리 집은 온전히 동남아 버금간다. 유독 이 집이 습한 거 같다. 거실에 발자국이 찍힐 정도이다. 봐서 보일러를 한 번 틀긴 해야겠다.


비가 와서 산천에 가뭄이 해갈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우리 집 만리향도, 바질도, 치자나무도 물을 줬더니 활짝 살아났다. 이파리들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인다. 비가 오니 이제 밖의 나무들도 그렇겠지.


모두 활짝 활짝 살아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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