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3년 기록

나의 가을은 조금 더 예뻐야 한다

2023년 기록

by 이음

안정제도 먹고 잘 자고 일어났다. 나름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안증과 과호흡, 두통이 함께 찾아왔다. 내가 이 녀석들과 동거를 하면서 알 게 된 게 있다.


누군가 대장이 생기지 않으면 땅따먹기처럼 떼거지로 달려든다. 나를 나눠 먹듯이 말이다. 좀비 떼도 아니고 심장에도 붙고 머리에도 붙고 마음에도 붙는다.


징그란 것들..

이제 막 하려던 일이 있었는데 막혀 버렸다. 처음에는 나의 시간을 뺏겨버린 거 같아 화가 났다. 생각해 보니 그럴 일이 아니었다. 조금 느려진 것뿐이다. 이젠 너에게 지지 않을 테다. 이래 조금씩 조금씩 내어 주다 보면 내 삶의 전체를 뺏길 수도 있겠다.


이번 가을은 작년 가을과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나의 십 년 후도, 오 년 후도 다르지 않겠는가. 나는 올해의 가을 모습을 그려 놨다.


내게 남은 인생이 40년이라고 생각해 봤다. 그래서 나는 40년의 계획을 세워 놨다. 이루어지든 못 이루어지든 상관없다. 이 계획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만으로 나는 계속 꿈꾸는 소녀로 살아갈 수 있을 테다.


올해는 플라타너스나무잎부터 그리기로 했다.


그것부터가 나의 제2의 인생의 서막의 시작이다.


오늘부터가 스타팅~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