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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을 기다리며

by Aeon Park

공룡이 토끼를 잡아 먹는 것보다
토끼가 공룡을 잡아 먹는 게
더 재밌는 구경이라는 건 알아도

견디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견디는 건지,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당긴다는 표현을 쓰던가.

너무 당겨서 질식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어미새는 알지 못한다.

훨훨 날아라

훨 훨

부리로 먹이를 물어다 떨어뜨리듯이
눈물도 뚝뚝 떨어뜨리거라.

모두 네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니.

계속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네 앞에 표정없는 비단뱀이 나타나
너를 한 입에 담아 물고

먹이를 받아 먹던 입을 찢고,
눈물을 흘리던 눈을 삼키고,
살기 위해 힘껏 뻗었던 몸을 비틀어

이번 생을 친절하게 구원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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