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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 Oct 14. 2017

대롱대롱 이어져온 나의 지난 여행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여행

여행에는 참 많은 이유가 있지만 내 경우에만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그간 나의 여행들은 대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왔다. 몇 년전, 우연찮게 나오시마를 둘러보게 됐는데 나오시마의 지중 미술관에서 어떤 네덜란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쇼도시마 이야기가 나왔다. 그 시절의 나는 그런 섬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수준이었는데 그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쇼도시마엔 올리브가 잔뜩 자라고 풍차도 있다고, 국수도 맛있는 곳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일본에 왠 올리브와 풍차? 싶은 기분이긴 했지만 그런 몇몇의 이미지들로 어렴풋하게나마 쇼도시마를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여행을 떠날 여유가 생겼을 때, 문득 그 때 그 이미지의 쇼도시마가 떠올라 쇼도시마로 향했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쇼도시마의 매력에 빠지게 되자 이번엔 아예 쇼도시마가 속해있는 카가와가 통채로 궁금해졌고, 쇼도시마가 아닌 근방의 다른 섬들에도 발을 딛고 싶어 안달이 나게 됐다. 그리하여 그 이후에는 다카마츠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던 것이다. 덕분에 다카마츠를 기반으로 데시마, 오기지마, 메기지마 등 다른 섬들도 여럿 둘러보며 인상적인 기억들을 많이 만들게 됐다.


인생이란 때로는 사소한 계기들을 기점으로 하여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만약 내가 그 때 나오시마에 가지 않았다면, 지중 미술관에 들르지 않았더라면, 그 네덜란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더라면 그 이후 나의 여행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문득 궁금하다. 그런 섬들이 있다는 것 따위 알지 못해도 내 삶에 큰 지장은 없었겠지만 그런 섬들을 경험하고 난 후 내 삶은 많이 달라졌기에, 그 사소한 계기들이 무척이나 감사하게 느껴진다.


줄줄이 사탕처럼, 혹은 비엔나 소세지처럼 대롱대롱 이어져온 나의 지난 여행들을 바탕으로 하는 카가와 여행기, 이제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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