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Jun 08. 2020

궁합이 절묘한 머위와 들깨

어느 화가의 밥상 21



4월에 멋도 모르고

머위를 호박인 줄 알았던 때가 

한 달 반 전이다.

지금 생각하면

먹을 줄도 모르고 해프닝만 했었지.

이제 머위를 알고 놀라워하고 있다.




들깨 머윗대 국



"머위 멸치국물 어간장

들기름 들깻가루 버섯 가루


밥 한 숟갈 말아먹으니

든든하도다."


동창이 올린 글이다.


오래전 여름에 전주 출신 대학 선배 집에 가서

밥 먹기 전에

시원한 들깨 국에 뭔 줄기가

썰어져 들어간 것을 처음 맛본 적이 있다.

슴슴한데도 하도 인상적인 식감과 맛이었기에

뇌리에 박혀 있다.


그 정체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 줄기는 머위대였던 것이다.


그리고

시원하게 내온 것을 더운 복 중에 떠먹어서 

들깨 가루를 찬물에 그냥 풀은 줄 알았다.

그 만드는 방법도 이제 알게 되었다.

머위대 껍질을 죽죽 까내고

위에 동창이 얘기한 재료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야 한다는 것을.





들깨 머윗대 볶음



들깨 머위대 국을 많이 해 놓으면 좋은 이유가 

내심 따로 있다.

머위대를 건져내서 볶음을 해서 먹을 수 있으니까.

볶을 때도 물론 궁합이 맞는

들깨가루와 들기름을 쓰는 거다.





들깨 머윗잎 국과 볶음



들깨와 머위대의 궁합을 알았으니

머위잎과 들깨와도 궁합이 맞으려니.

시도해 봤다.

큰 머위잎을 삶아 쓴 물은 버리고

머위잎을 부들부들하게 만들어 국을 하고

그것을 다시 볶기도 하는 거다.





머위는 초봄부터

폭풍 성장을 하는 고마운 애다.


이 맛있는 식재료가

가을까지도 먹을 수 있다니

환호가 절로 나온다.


머윗잎과 머윗대의 소중함은

뿌리를 말려서

다려 먹으려던 생각을 접게 한다.

뿌리를 캐면,

내년에 줄기를 어찌 먹누?





들깨 머윗대 국




들깨 머윗대 볶음




들깨 머윗잎 볶음


작가의 이전글 조광현 화실 술자리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