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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19. 2019

강진 - 사의재 6

답사


[옛 초가의 모습, 사의재]




왜 사람은 좋은 자기 것을 버리고 

새것을 선호했을까?

순간순간 새로운 것이 진리인지도 모르겠다만

물질 세상에 한해서는 

편리함이 좋은 것으로 비쳐서 일 것이다.

시대 흐름이 바뀌는 상황일 때는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휩쓸린다는 것.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미 다른 세상이다.





전라도에 한옥이 많을 것 같아도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오고야 말았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다.

강진읍에 영랑 생가와 

다산의 유배지인 사의재를 제외하면 

옛집은 없었다.

그것이 나를 서글프게 한다.

희귀한 것은 소중한 것이 졸지에 되어 버린다. 

그렇게 헌신짝 버리듯 버린 것이 어제 이건만 

오늘은 없으니 아쉽다.





다시 지으면 될 것 아니냐고?

옛 맛이 안 난다.

옛날식으로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어림없다. 

시대가 바뀌어서 돈 처들이고 욕만 먹는다.

기존 것이라도 잘 보수하며 

관리해 쓰는 것이 답이다.





이쯤 되면 어디서 옮겨와 다시 지었든 간에

사의재 같은 평범한 초가 한 채가 

다산 선생의 유배지라는 기념 장소가 아니라

문화재로 등극해야 할 판이다.

어려서부터 안쓰러웠던 초가에 대한 걱정이 

현실이 되었으니

초가의 문화재 등극도 먼 일이 아니리라 본다.

초가는 버린 사람들이 

김치 없이는 밥을 왜 못 먹겠다는 지 모르겠다.

펑펑한 바지가 활동하기에 편한데

왜 몸에 딱 붙는 쫄쫄이 바지가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신랄하게 비꼬고 있는 중인 거 맞다.

이렇게라도 한탄을 안 해 속병 나면 

나만 손해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책임 추궁할 수도, 

할 일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국민 의식을 다시 추스르게 하는 것이 

최선의 현명한 일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의재를 접하니 

고향 집을 다시 오게 된 듯 푸근했다.

그리고 살아남아준 초가와 

다산 정약용 선생에게 감사한다.

조선 시대에 

일상에서 깨지든 말든 사용하던 백자에 

지금 밥을 담아 먹는 기분이랄까?

지금 아니면 초가를 언제 체험하겠냐는 

지극한 심정으로 사의재에 살금살금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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