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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l 05. 2020

성격에 맞는 깻잎 잡탕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33






깻잎조림 후 깻잎을 덜어내 반찬으로 먹고

남은 양념국물에 물을 붓고 

고기와 넣고 싶은 것을 첨가하면 

깻잎 향이 서린 멋진 탕이 된다.

깻잎 조림을 만들어 먹고

거저 생기는 놈치고는 그럴듯하다.


난 냉장고에 있는 것 뭣이든 넣는다.

햄도 남은 반찬도 깻잎 향이 다 커버해준다.

그런 면에서 깻잎은 

잡탕 같은 내 성격에 맞는 친구이다. 


검색해보니 깻잎 들깨탕은 있어도

이런 잡탕은 없다.

내가 개발한 음식이 되는 것인가?

하여간 내 취향에는 맞는 놈이다.




말 그대로 잡탕이니

생각나는 대로 넣을 수 있는 자유로운 탕이다.

복날이 다가오니

냉장고에 돌아다니는 훈제 오리와 

양평 친구가 보내준 약재도 넣어 본다.

헛개 열매와 가시오갈피.




이것저것 넣어 맛은 잡히는데

뭔가 허전해.

그래서 텃밭에 달려가 얼갈이배추를

좀 속아와서 넣어 끓였다.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간장이나 젓갈 베이스의 탕에

얼갈이배추가 들어가면

배추의 구수한 맛이 극대화되어

배추에서 고기 맛이 난다는 것.


이로써

낙원동 60년 전통 소문난 해장국 집과 비교할 때

그 집 해장국보다 더 맛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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