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40
7월 초부터 방울토마토가 흔해졌다.
방울토마토가 열려
따는 시기가 된 모양이다.
토마토보다 먹기 편한 것이
방울토마토이다.
씻어만 놓으면 썰지도 않고
지나다니며 입에 넣으면 되니.
파리에서 일본 식당 아르바이트할 때
알바생들에게 주방장이 내놓는 음식은
항상 토마토와 계란 베이스에
죽순과 피망을 넣은 이름 모를 요리였다.
주방장은 진시황이 좋아했다는 말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진시황 요리라 불렀다.
요리사는 하기 편해서 했을 터이고
우리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그럼 된 거다.
토마토 넣고 토마토가 익으면
이것저것 넣고 달걀만 마지막에 넣어
적당히 휘저으면 끝.
간도 안 한다.
간이 필요한 사람은 매실 엑기스 들어간
식초 간장을 소스로 곁들이면 된다.
토마토로 할 수 있는 요리 또 하나가 있다.
파리 살 때 집 근처에 있던
세네갈 식당서 별식으로 먹던
갈은 땅콩 들어간 토마토 요리.
이것도 그저 토마토에
땅콩 가루 넣고 저어주고
간장 소스 쳐서 먹으면 되는 것.
이 요리도 요새는 '에어프라이어'라는
열 공기로 익히는 기구가 생겨서
편하게 하게 되었다.
생땅콩을 180도에 8분 정도 가열시키면
땅콩이 고소하게 익으니.
뭐 해 먹기에 좋은 세상이다.
익힌 땅콩을 갈 때는 믹서기로 간단하게.
두 요리를 한 번에 해 비교해 보았다.
진시황 요리는 부드럽고
세네갈 요리는 고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