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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ug 11. 2020

친구 부인의 푸짐한 식탁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S






다니엘 조가 주문한 그림을 전달하는 날,

다니엘의 부인은 푸짐한 밥상을 차렸다.

전식의 가짓수나 내용 면에서

프랑스 파티의 전식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먼저 손이 간 것은

감자 살라드 샌드위치.

내가 그리던 프랑스 최고급 크로크 무슈 샌드위치와

유사한 구석이 있어서이다.


사람의 입맛은 기억이 참 오래도 가지.

35년 전 파리 부촌 마들렌느 광장,

세계적인 식품점 포숑과 에디아가

마주 보고 있는 광장이다.

내 초기 기거하던 다락방이

에디아 상가 건물이었기에

그 식품점들 중간 모퉁이 카페에서

크로크 무슈를 시식한 적이 있다.

식빵들 안에는 햄이 들어가고 겉에는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것이 일반적인 크로크 무슈이다.

그리고 겉에 치즈 대신

동그랗게 달걀 프라이가 얹어지면

크로크 마담이 된다.

무슈는 남성이고 마담은 여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고급 카페의 크로크 무슈는 달랐다.

안에 으깬 감자 요리가 두툼하게 깔린 것이.

보기도 푸짐했지만 맛도 풍만했다.

그러니 그 풍족감이 평생을 가더라는 말이다.


다니엘의 부인이 준비한 감자 살라드 샌드위치는

양파와 오이와 채에 내린

삶은 달걀 부스러기가 들어갔지만

마들렌느 광장 카페의 크로크 무슈는

오븐에 구워야 되었기에 야채는 안 들어갔었다.




다니엘의 부인 음식은

전체적으로 소스의 간들이 균일하게 잘 맞았다.

그것은 간에 대한 감각이 있음을 의미한다.

요리를 잘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럴 때 칭찬을 아낌없이 해 줄지를 안다.

친구 부인의 감정이 고양됨을

목소리 톤에서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준비한 음식에 뿌려졌을 소금처럼

식탁에 감사와 은총이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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