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이태원 대흥정육식당, 김치 콩나물국
거하게 술자리를 한 화가들은
아침에 해장을 해야 했다.
허영만의 식객 프로에서 본
이태원 맛집으로 향했다.
나는 허영만이 추구하는
어러서 먹고 자란 입맛을 인정한다.
조 화백은 허영만을 아는 사이라 했다.
나는 불백보다 국을 기대했다.
해장이 되어야 하니.
김치 콩나물국이었는데
간이 아주 잘 맞았다.
식사를 하며
조 화백은 올해 가을에 10년 만에
개인전을 할 중요한 해라고 했다.
한국의 마린 아트의 선구적인 역할이
그의 꿈이다.
어떻게 작품을 풀어가야 할지를 물었다.
절친으로서 내가 생각해 온
방향을 얘기해주었다.
그는 풍경 쪽이나 배경에는 약하다.
그걸 포기하고
그의 작품 능력의 장점인
끈적끈적한 물성의 디테일 묘사를
클로즈업해서 확대해서 그리는 거다.
예를 들어 문어나 조개, 홍합
혹은 물고기 대가리나 지느러미 부분 등.
그러면 그의 묘사력이 현대미술로
승화될 듯 하기에.
장 화백도 내 의견에 동조하며
일반 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넘어가는 선은
단순하지만 독특한 한 요소만
있으면 된다 했다.
어떤 작가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도 했다.
현대미술을 깊이 탐구해 온
작가다운 맨트였다.
조 화백은 영특하니 금방 알아채고
방향을 찾았다고 고마워했다.
그럼 된 거다.
그는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장 화백은 커피를 찾는다.
이태원 나온 김에 터키 커피와
디저트로 바클로바를 권했다.
그리고 케르반 레스토랑으로 갔다.
터키와 아랍 문화에 대한
각자의 의견들을 냈고
예술가들답게 일치하는 부분에
공감했다.
눈높이가 맞는 화가는 참 드물다.
몇 마디로 심도 있는 얘기가 되는
이들이 내 복덩이들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