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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Feb 05. 2021

황태 미역국 > 미역 떡국 > 갈치 새알심 미역국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A 초등 동창이

황태 미역 떡국 사진과 글을 보고

찹쌀 새알심을 사서 해 먹으란다.

찹쌀가루 있으니

그거로 동그랗게 빚어서 넣을 생각을 했다.


B 동창은

찹쌀가루는 뜨거운 물로 익반죽 하란다.

익반죽이란 단어를 처음 접한다.

사전 찾아보니 날반죽의 반대말이다.


A 동창이

찹쌀 100%는 풀어져서 안되니

맵쌀 가루 일부 섞여야 한단다.

맵쌀 가루가 없다 하니

B 동창이

쌀 조금 불려 믹서기에 갈면 된단다.

소꿉장난 같은 대화지만

새알심 안 사고 해낼 수 있으면

생존 밥상에 어울리는 테마이다.




C 동창은 

부산 가정집에서 먹어봤던

갈치 미역국 생각이 난다 했다.

이건 또 무슨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인가?

냉장고 구석에 토막 낸 갈치가 잔뜩 있는 걸 

어찌 알았을까?

찹쌀 새알심은 하얗고 깔끔한 맛이다.

갈치도 하얀 속살이다.

찰떡은 밀떡이나 쌀떡에 비해 확연히 다르다. 




갈치 미역국과 덜어 놓은 

찹쌀가루가 남았길래 

맵쌀 안 넣고 새알심 만들어

실험 삼아 해봤다.

재수 좋게도 퍼지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찹쌀가루를 평생 처음 써 봤다.

이제 단팥죽에 작은 새알심도 넣어 

해 먹을 수 있게 된 거다.

앙꼬 들어간 찹쌀 도넛과 꽈배기도.




옹심이란 말은 익히 들었으나

새알심이란 단어를 처음 알았다.

사전에는 옹심이가 방언으로 되어 있으나

어원적으로는 옹심이가 먼저 나왔고

새알심은 형태를 보고 그 이후 만든 것임을 

추정해 볼 수 있겠다.


'옹'이란 어근은 '알'이나 '땡'과 상통하는 

동그란 '공' 모양의 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알은 확장되는 형태를 의미하고

옹이란 축소되어 형성된다는 차이가 있다.

옹은 알과 더불어 우리말 근원의 가장 중요한 

단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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