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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22. 2021

남산 문학의 집 방문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이미지







동창이 소개한 시인의 소개로

문학의 집에 상임 이사를 방문했다.


인상이 좋으신 분,

그림 그리는 사람은 정신병 환자들이 많고

음악 하는 사람들은 너무 예민하고

체육 하는 사람들은 몸은 써야 되니 

대체로 단순하다.

그에 비해

시인들은 사람 인성이 좋다.


이사님은 대화 중에 전화가 와서 받으신다.

대화하시는 상대 분 목서리가 

상당히 감성적이라고 생각하며

앞 탁자에 놓인 시 모음집을 뒤척이다 보니

나태주 시인이 눈에 띈다.


이사님이 전화 통화 상대분에게

나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예우를 갖춘다.

전화를 끊으시는 이사님.

나는 나태주 선생님? 하면서

시 모음집의 나태주 시를 펴서 보여드렸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절친이라 하신다.

이어서 난 나태주 시인도 좋아하지만

마음의 고향은 미당 선생 산문이라고 했다.

이사님은 미당 선생님께서

본인의 은사 되신다고 했다.


간행물 시집에 나온 나태주 시.



멀리서  빈다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오며 문학의 집 간행물을

바리바리 챙겨주시고

옛날식으로

문 앞 골목 앞까지 나와서 배웅한다.

요즘 들어 예의가 뭔지를 오래간만에 체험했다.



문학의 집은

옛 중정 부장 공관이었단다.

그래서 철옹성 같은 지형에

아늑히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옆은 공원이 되었는데

수목 보호가 잘 되어

400년 된 은행나무와

450년 된 느티나무가  웅장하게도 서 있다.

그런 큰 고목은 아주 가까이서 

더듬어 가며 봐야 제맛이다.

고목을 마주하라고

오늘 약속이 잡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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